[심재학] '타점왕 오를 수 있다고 봐'
기사입력 1998년 02월 23일 15시 57분
LG 심재학（26）이 타점왕 해법을 찾았다.
타점왕은 심재학이 지난 95년 입단 이후 가장 욕심내온 타이틀.
하지만 고려대 재학시절 태극마크가 공인하는 최고의 클러치히터는 프로에 입문한 뒤 이름값을 못한 채 슬쩍 꼬리를 감췄다.
기본적인 타격자세가 틀렸다느니, 4번타자감이 아니라는 등의 악평이 그의 재능을 여지없이 깔아 뭉갰다.
삼성 양준혁과 함께 왼손 장거리포 계보를 양분할 것이라는 당초의 예상도 머쓱해졌다.
타점왕 등극은 심재학의 구겨진 자존심을 되찾는 지름길.
이를 위해 이번 겨울훈련을 통해 세가지 목표를 정했다.
첫째로 평상심 회복.
그동안 주변으로부터 귀가 따갑도록 들어온 `찬스에 약하다'는 지적을 척결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과제다.
작년 84타점으로 3위에 올랐지만 LG 상위타선의 출루율을 감안하면 100타점은 족히 넘어야 했다.
타석에서 서두르는 경향을 없앤다면 상대투수들에게 더욱 위협적인 존재가 될 수 있다는 것이 자체평가다.
두번째로 타격폼 교정.
심재학 타격의 특징은 오른쪽 폴대를 휘어 넘어가는 파울홈런이 많다는 것.
팔로스윙에서 왼쪽손목을 감싸 안기 때문에 일어나는 현상이다.
이의 보완을 위해 김용달 타격코치의 지도로 타구를 맞춘 뒤 오른손을 쭉 펴주는 훈련을 집중 연마중이다.
요즘 심재학은 잠실야구장에서 하고있는 프리배팅에서 중견수쪽으로 시원스럽게 타구를 날리고 있다.
세번째로 홈런 20개 돌파.
입단이후 가장 홈런을 많이 기록한 해가 지난 96년으로 18개.
작년에도 15개에 머물렀고, 이는 LG가 `소총타선'으로 전락한 결정적인 빌미가 됐다.
힘에서만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고 자부하는 심재학.
심재학의 이 세가지 약속이 지켜질 경우 `타점왕' 목표는 자연스럽게 그의 손에 쥐어져 있을 것이다.
[김대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