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8나가노동계올림픽] (상)태극전사
기사입력 1998년 02월 23일 15시 57분
지구촌 스포츠맨들의 `눈과 얼음'의 잔치인 제18회 나가노동계올림픽이 숱한 화제와 풍성한 기록을 남기고 16일동안의 열전을 마감했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메달박스'인 쇼트트랙서만 금3 은1 동메달 2개를 따내 종합 9위를 마크, 목표인 10위권 진입에 성공했으나 많은 문제점을 드러낸 것도 사실이다.
98나가노동계올림픽을 통해 드러난 한국 동계스포츠의 현주소와 세계적인 흐름, 그리고 한국이 동계스포츠 무대에서 살아 남기 위한 시설보완의 대책 등을 시리즈로 진단한다.
한국의 동계스포츠가 `살 길'은 역시 쇼트트랙이었다.
이번 나가노동계올림픽을 통해 한국이 앞으로 세계의 동계스포츠무대에서 현재의 위상을 계속 유지하기 위해서는 유일하게 강세를 보이고 있는 쇼트트랙을 더욱 확실한 메달종목으로 육성시켜야 한다는 결론을 얻은 것이다.
한국은 이번 동계올림픽에 쇼트트랙을 비롯해 스피드스케이팅 크로스컨트리 스키점프 바이애슬론 루지 피겨스케이팅 등 7개 종목에 38명의 선수를 출전시켰다.
그러나 쇼트트랙에서만 메달을 획득했을 뿐 나머지 종목에서는 부진의 연속이었다.
남자 스피드스케이팅 500m에서 김윤만（삼성화재）이 7위에 올랐을 뿐 대부분의 선수들이 최하위권을 맴도는 참담한 성적에 그쳤다.
특히 크로스컨트리와 스키점프 등에서는 최하위에 머무는 치욕을 당했다.
그런데 문제는 이들 취약종목에서 앞으로도 지금보다 더 좋은 성적을 올릴 수 있다는 희망이 거의 없다는 데 있다.
세계수준과의 기량차가 너무 커 앞으로 특단의 조치가 없는 한 세계무대에서 중위권 진입도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그렇다면 결론은 자명해진다.
발전 가능성이 희박한 종목에 막연한 기대를 걸기 보다는 현재 세계 최고수준에 있는 쇼트트랙만이라도 지금의 성적을 유지하기 위해 보다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선수육성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번 대회에서도 나타났듯 쇼트트랙 역시 일본 캐나다 이탈리아 등의 성장세가 뚜렷해 4년뒤 미국 솔트레이크시티대회에서도 이번과 같은 `호황'을 누릴 수 있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이다.
[나가노=김석현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