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가Y파일] 순천군민가요제 초대받은 김혜연
기사입력 1998년 02월 23일 15시 57분
연예인들에게는 나름대로의 팬이 있고 그들로 인해서 인기폭을 넓혀 가기도 한다.
가수 김혜연도 마찬가지. 광주 텔레비전 방송국（KBC TV） `순천 군민의 날 노래자랑' 특집 방송을 할 때의 일. 장소 순천 공설운동장.
김혜연은 `남자는 여자를 귀찮게 해'를 열창하는 여자 출연자의 얼굴을 관심있게 쳐다 본다.
`어쩌면 얼굴의 윤곽이 저렇게 뚜렷할 수가. 예쁜 얼굴에 간드러진 음성'.
어언 시간이 지나 출연진의 노래 경연이 끝나고 이제는 심사. 결과 얼굴에 각이 진 여자 출연자도 입선을 했다.
김혜연은 방송을 끝낸 스태프, 입선자들과 함께 음식점으로 자리를 옮긴다.
입상을 한 예의 여자 출연자가 김혜연에게 바짝 다가와 앉는다.
"혜연이 언니, 저 언니 팬이에요. 어쩜 이렇게 예뻐요? 호호."
"저하고 비슷한 연배같은데 언니라니요? 저－, 혜연씨라고 부르세요."
"어머머머 언니, 그럼 안되죠? 언니는 인기인인데요. 호호."
하얀 손으로 수줍은 듯 입을 가리며 웃는 모습이 싫지 않은 김혜연.
"얼굴이 개성이 있으세요. 어떻게 화장을 하셨길래…."
"어머. 이런 칭찬 난생 처음 들어요. 일기장에 꼭꼭 눌러 써놓아야지. 호호."
간간이 농담까지 곁들인 그녀의 말은 음식을 다 먹을 때까지 계속된다.
"언니는 손도 무척 곱네요? 나도 이런 손 좀 가져 봤으며. 호호."
보석이라도 만지는 양 감탄을 하며 손을 쓰다듬다가 자신의 볼에 갖다 대는 그녀에게 `유난스러운 팬이겠거니…'하면서 나름대로 만족해 하는 김혜연.
시간도 얼추 지나 출연자들이 자리를 비우고 주최측인 방송국 스태프들만 남아 주변 정리. 김혜연도 막 자리를 뜨려는데 스태프 한사람이 다가와 넌지시 질문을 던진다.
"김혜연씨！ 옆에 있던 수다스러운 여자 아니 남자 갔어요?"
"남자라뇨? 남자가 아니고 여자였는데?"
"모르고 계셨군요? 미리 말씀을 드렸어야 했는데…."
"그… 그럼 그 사람은 여… 여자가 아니라 여장 남자? 게… 게이?"
김혜연은 몸을 `부르르' 떨다가 냅다 뛰어 나간다.
"김혜연씨！ 어디 가요?"
`쏴아－'.
화장실 수돗물 소리와 김혜연이 손을 `빡빡'씻는 음향효과가 동시에 들린 것은 스태프의 물음 바로 직후였다.
[정 산（방송작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