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트트랙] 끝없는 실격-반칙 운인가 실력인가?
기사입력 1998년 02월 22일 15시 50분
쇼트트랙의 메달은 실력인가, 운인가.
동계스포츠중 유일한 한국의 메달밭인 쇼트트랙이 경기중 발생하는 많은 반칙과 실격으로 `피해자'들은 물론 팬들의 많은 원성을 사고 있다.
나가노올림픽에서도 강력한 금메달 후보가 이런 피해를 입어 메달을 놓치는 경우가 많았다.
우선 우리의 경우를 보자.
남자 5천@계주에서 한국은 2위를 달리던 중국의 리지아준이 넘어지면서 이호응을 덮쳐 가장 자신하던 금메달을 놓치고 말았다.
한국 코칭스태프는 경기직후 심판들에게 항의했지만 어쩔 수 없었다.
규정상 결승에서는 상대의 고의성없는 진로방해나 반칙에 의해 피해를 입어도 재경기 없이 먼저 피니시라인을 통과한 순서대로 금 은 동메달이 가려지기 때문이다.
이날 경기의 경우 리지아준이 넘어지면서 미끄러져 이호응의 진로를 방해했지만 고의성이 없는 것으로 판정을 내렸기 때문에 한국이 금메달을 놓친 것은 `운이 따르지 않은' 탓으로 밖에 돌릴 수 없다.
이뿐 아니라 여자 500m 결승에서는 지난해 각종 국제대회 여자 500m를 휩쓸어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였던 중국의 왕춘루가 캐나다의 샤레스트에 의해 넘어지면서 메달을 놓치기도 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결승에 한 나라가 2명의 선수만 진출시키면 금메달은 `떼어논 당상'이 될 수 있는 소지가 너무 많다.
한 선수가 우승후보를 걸고 넘어지면 되니까.
이같은 상황이 빈번해지자 지난 94년 릴레함메르 올림픽 직후에는 쇼트트랙을 올림픽에서 제외하자는 움직임이 일어났었다.
당시 IOC（국제올림픽위원회）는 반칙에 따른 잦은 항의와 운이 많이 작용하는 쇼트트랙이 올림픽 이미지와는 맞지 않으며 오히려 올림픽 이미지를 해친다는 이유에서 였다.
이번에도 이같은 논쟁은 또다시 일어날 소지가 너무 많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쇼트트랙이 짧은 트랙을 돌며 박진감 넘치는 순위경쟁을 보여주고 상대의 견제까지도 피할 수 있는 능력이 진짜 실력이라는 주장이 더 지배적이다.
[이사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