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로비안나이트] 신참이 30년야화 알이있나
기사입력 1998년 02월 22일 15시 50분
이런 코미디가 있었다.
사모님 "난 길게 말하고 특히 소리를 높이는 걸 아주 싫어 한단다. 검지 손가락을 안으로 까닥까닥하는 표시를 하면 그냥 냉큼 달려 와！"
가정부 "제가 고개를 살짝 도리질을 하거든 거절의 표시로 알아 주세요！"
사모님 "또이잉∼！！！！"
언어(言語)나 바디랭귀지인 제스처는 같은 환경과 공간에서 사는 사람들이 반복되는 소리와 몸짓으로 만들어진 감정과 의사표시의 수단이라지.
그러던 것이 좀 더 축소돼 음어(陰語), 은어(隱語)가 되거나 나중에는 눈으로 말을 하는 경지에 이르게 된다.
필자 에로_는 군시절에 난수표를 푸는 `암호병'이라는 걸 했는데 이 것은 말대신 숫자로 뜻을 주고 받는 것이다.
그런데 요즘엔 이 숫자놀이가 감방에서도 이용되고 있다고 한다.
무기수 3명이 한방을 쓰고 30년을 지내고 있는데 모처럼 신참이 하나 들어 왔다.
대빵 "야！ 아해들아, 후배도 한명 오고 했으니 우리 환영하는 의미로 재밌는 얘기나 한가지씩 들려 주기로 하자."
나머지 죄수들도 `우리가 해 줄 선물이 그 것밖에 더 있느냐…'며 대 찬성.
죄수1이 먼저 뇌를 한참 굴리며 생각에 잠기더니 이윽고 소리를 지르는 거였다. `53！'
그러자 무기수들 모두는 옛날에 먹었던 밥이 입밖으로 튀어 나올 듯 마구 웃어대며 데굴데굴 구르는 거였다.
신참 `??????' 어리둥절.
죄수2 "하하하！ 얘는 너무 웃긴다. 다음엔 내가 할게！ (잠시 생각하다 느닷없이) 78！！"
그러자 이번엔 죄수들이 벽쪽으로 몸을 대며 모두 벌벌 떤다.
대빵 "그렇게 무서운 얘길 하면 어떻게 해? 간이 오그라드는 것 같았네！"
역시 어리둥절+궁금한 신참.
마지막으로 죄수3, 몸을 배배꼬더니 "96！！"한다.
그 말이 끝나자마자 대빵 안색이 노래지고 눈을 반쯤 감더니 아래춤을 붙잡고 "으으… 난 저 야한 얘기만 들으면… 으 영자 생각이 난다아 으！"
신참, 참지 못하고 "선배님들！ 뭐가 그리 우습고, 무섭고, 야합니까?"
대빵 "지난 30년 동안 매일 똑같은 얘기만 하다보니 번호를 붙여 뒀지. 이제 번호만 들으면 다 알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