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짠돌이짠순이] 황수관교수
기사입력 1998년 02월 22일 15시 50분
`신바람 건강박사' 황수관 교수(53．연세대)는 욕심없는 이로 잘 알려져 있다.
돈에 대한 욕심도, 음식에 대한 욕심도 없다.
그러다 보니 평소의 생활도 참 검소한 편이다.
그런 황박사가 IMF란 녀석과 맞닥뜨리면서 정신무장을 새롭게 했다. `절약'이라는 무기로 IMF와 정면승부를 벌이고 있는 것이다.
명퇴나 감봉에 대한 우려야 없지만 세태에 맞게 사는 법이라는 판단에서다.
황박사의 `짠돌이 전략'은 극성스러울 만큼 별나다.
우선 경기도 군포시 산본동에 있는 집의 적산전력계 바늘을 거의 세워버렸다.
가족들이 생활하는데 고통을 받지 않을 정도의 불빛만 허용하고 있다.
당장 쓰지 않는 전자제품 플러그를 뽑아두는 것은 기본.
연일 민방위 등화관제훈련이 계속되고 있는 셈이다.
"해거름엔 창문을 열어놓고 신문을 봅니다. 글자가 보이지 않게 될 때까지 불을 안켜는 거죠. 절전도 절전이지만 옛날 어렵게 공부하던 시절이 떠올라 참 좋습디다."
식탁도 IMF시대의 모델이 될 만하다.
식사가 끝나면 모든 그릇은 초벌로 설거지라도 한 듯 깨끗하다.
음식찌꺼기는 상상도 못할 일이다.
"제 양의 70%만 먹는 사람에게는 병이 없다고 했습니다. 해서 우리집에서는 음식을 조금 준비해서 싹 닦아먹고 말지요. 건강도 지키고 음식쓰레기도 없애고 얼마나 좋습니까."
황박사는 얼마전 세브란스병원 건립기금으로 1억원을 쾌척했다.
CF모델도 하고, 강연도 하고, 원고도 쓰고 해서 번 2억원을 몽땅 내놓기로 하고 그가운데 절반을 실행에 옮긴 것이다.
"당초 착공 때 1억원, 완공 때 1억원을 내려고 했습니다만 성질이 급해서 견딜 수가 있어야지요. 그래서 조만간 다 내고 말 생각입니다."
황박사의 검소함과 넉넉함은 도대체 어디까지일까.
그런 황박사도 두 가지만은 절약하지 말자고 부추긴다.
바로 `신바람'과 `웃음'이다.
[최재성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