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공화국] 무법시대(1)
기사입력 1998년 02월 22일 15시 50분
[지난줄거리]
지난 76년 4월 17일 국내 처음으로 문을 연 `사자 사파리'는 대자연에 가까운 환경에서 사자 12마리가 한데 모여사는 곳이라는 점에서 매우 파격적인 일이었다.
새로운 일을 시작하려면 엄청난 준비를 해야 한다. 사파리도 마찬가지였다. 사자 수입으로 시작된 사파리 건설은 적응훈련에 이은 방사(放飼)까지 작업의 연속이었다.
그가운데 가장 관심을 모았던 것은 `서열 정하기'. 백수의 왕끼리 맞붙은 `왕중왕 결정전'에서 바우는 아프리카와 미국에서 원정온 장쇠와 킹 등을 차례로 꺾고 초대왕에 등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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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중순이 되자 용인에도 봄볕이 뚜렷해졌다.
그러나 사파리는 용광로보다 더욱 뜨겁게 달아올랐다.
개장 전 간이방사장에서 있은 예선과 결선을 통해 바우가 `사자공화국'의 초대 왕이 됐지만, 나머지 수컷들이 하나같이 불만을 품고 역모(逆謀)를 꿈꾸었기 때문이다.
17일 개장일은 원래 바우의 취임식이 있는 날이다.
새 나라의 왕이 된 바우는 수컷 6마리와 암컷 5마리를 거느린 8천여평의 `왕국'의 주인으로 개국을 선포하도록 돼 있었다.
`카앙'.
`카앙'.
취임식장은 아수라장이 됐다.
그동안 간이방사장에서 바우에게 무릎을 꿇었던 장쇠, 킹은 물론 다른 수컷들이 하나같이 `판'을 들어엎겠다고 나선 것이다.
목표는 꼭 바우가 아니었다.
자신을 제외한 다른 모든 수컷들을 없애버리겠다는 기세였다.
날마다 좁고 어두운 아파트와 잠깐 동안의 간이방사장 생활에서 답답함을 겨우 견디고 있던 사자들이 넓고 밝은 사파리에 나오자 본능적으로 갖고 있던 아프리카 초원의 `왕 기질'이 폭발한 셈이었다.
7마리 수컷들이 길길이 날뛰자 이에 놀란 암컷들은 뿔뿔이 도망가고 사파리는 `무법천지'가 됐다.
사육사 몇 명과 패트롤카 2대로 정리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가장 당황한 것은 당연히 바우였다.
암컷 5마리를 거느리고 기세 좋게 입장하던 바우는 폭동이 일어나자 일단 사파리 복판의 높은 바위 위로 올라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