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가노] 쇼트트랙 金작전
기사입력 1998년 02월 20일 16시 26분
한국 쇼트트랙팀의 전명규 감독（35）이 21일의 여자 1천m에 출전할 전이경（연세대 3） 원혜경（배화여고 3） 김윤미（정신여고） 등 3명의 선수들에게 내린 `금메달 지침'이다.
앞으로 남은 쇼트트랙경기는 21일의 남자 500m와 남자 5천m계주, 그리고 여자 1천m 등 3개종목.
전감독은 금메달 싹쓸이를 위한 분위기를 띄우기 위해 금 0순위인 여자 1천m에 특명주문을 했다.
예선전과 준준결승에서는 최대한 힘을 비축해 두었다가 준결승과 결승전에 번개같은 스피드로 승부를 결정지으라는 특명인 것이다.
전감독이 이같은 `초반 슬로페이스'의 작전을 수립한 것은 예선전에 편성돼 있는 상대선수들이 대부분 우승권과는 거리가 먼 `2류 선수'들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19일 결정된 조편성에 따르면 `우승후보 0순위'인 전이경은 500m나 3천m계주에서 이렇다할 성적을 내지 못한 정옥명（북한） 라다노바（불가리아） 비센트（캐나다） 등과 함께 7조에서 뛰게 됐다.
8조에 속한 원혜경은 쿤제（독일） 호정혜（북한） 등 `약체'들과 함께 뛰게 됐고, 4조의 김윤미는 500m 우승자인 페레올트（캐나다）가 강적일뿐 나머지 두선수는 동계올림픽에 처음 출전한 무명들이다.
따라서 조 2위에만 들면 예선통과가 가능한 상황에서 스피드가 떨어지는 상대들과 있는 힘을 다해 싸우면 정작 스피드를 내야할 준결승이나 결승전에서 힘에 부칠 수도 있다는게 전감독의 계산이다.
물론 조 2위가 보장돼 있는 것은 아니지만 지금까지의 기록과 경기결과가 거의 일치하는 쇼트트랙의 특성을 감안해 강한 상대와의 대결에 스피드를 집중시킨다는 전략인 것이다.
여기서 한가지 변수는 레이스 도중의 갑작스런 충돌로 인한 실격이나 넘어지는 것과 같은 불상사.
전감독은 이를 막기 위해 예선전에서는 코너를 돌때 위험부담이 따르는 안쪽코스를 택하지 말고 바깥코스를 택할 것도 아울러 주문해 놓고 있다.
◇여자 1천m한국선수 조편성
▲4조＝김윤미（한국） 페레올트（캐나다） 우르바니（이탈리아） 피레바（러시아）
▲7조＝전이경（한국） 라다노바（캐나다） 비센트（캐나다） 정옥명（북한）
▲8조＝원혜경（한국） 쿤제（독일） 스베르치코바（우크라이나） 호정혜（북한）
[나가노=김석현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