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선창] (27)서해의 해금강
기사입력 1998년 02월 20일 16시 26분
[백령도는/손을 대면 사라질 것같은/조용한 아침/새벽비늘로 태어나/인당수의 험한 물결/꽃으로 승화되어/눈먼 아비 눈뜨게 함이니/청아！/연꽃으로 영생하여/또 소원비는 이 있을지니/통일 염원으로 하나되게 하라]
인천 연안부두에서 백령도로 가는 뱃길은 유난히 거칠었다. 쾌속여객선 백령아일랜드호(인천∼백령도간 배삯 3만8천600원)는 소청도와 대청도를 들러 4시간만에 백령도 용기포항에 닻을 내렸다.
현정 천현혹 화백과 석정 현원 아림 등 3명의 현미회 여류화가들도 이번 백령도 여행에 동행했다.
이탈리아 나폴리와 함께 세계에서 2곳뿐인 자연 활주로라는 사곳해수욕장에 세워져 있는 `해병대 사랑 나라 사랑'이란 표지판에서 백령도에 왔다는 것을 새삼 실감했다.
해병대！ 싸우면 이기는 강한 군대다.
정도영여단장은 "북한 장산곶과 17㎞밖에 떨어져 있지 않아서 언제나 긴장감이 감돌고 있으나, 땅이 기름져 농사가 잘되고 쌀이 좋다"고 설명했다.
백령도 북서쪽 끝에 있는 두무진은 해금강의 축소판처럼 파도와 바위 풍경이 아름답다. 특히 이곳 형제바위는 한 핏줄이면서도 남북이 갈라선 우리 민족의 자화상같아서 아픔이 가슴에 와닿았다.
효녀 심청이 눈먼 아버지를 위해 목숨을 던졌다는 인당수와 길이 1㎞의 콩돌해안도 백령도 관광에서 빼놓을 수없는 곳.
백령도의 맛과 멋
백령도의 첫째 멋은 우리나라를 지키는 해병의 늠름한 모습이며, 두번째 멋은 백령8경을 즐기는 것이다.
백령도의 별미는 메밀로 만든 쫄깃쫄깃한 황해도식 막국수지만 여름에만 식당에서 판다.
면사무소가 있는 진촌리 용연식당(032－836－0315)에서 까나리젓 등의 밑반찬과 함께 내놓는 돌솥밥(5천원) 맛도 기막히다.
실가리 우거지 된장국과 누룽지 숭늉맛도 좋다.
명기환[시인．목포 덕인고 교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