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경-유황요리] '베이징코야루' 서울서 먹는다
기사입력 1998년 02월 20일 16시 26분
▲북경오리
중국에서 하는 것처럼 천장에 주렁주렁 오리를 매단뒤 허리 높이에서 장작불을 때는 `베이징코야루'(北京考鴨爐)가 국내에 처음 등장했다.
지난 12일 서울 신촌에 개점한 `베이징코야'(02－313－5292).
그레이스백화점 뒤쪽 맞은 편의 기네스－암벽등반 벽으로 유명한 갤러리빌딩(10층)의 2∼5층이 죄다 중국집이다.
북경 오리는 겉에다 복분자 구기자 화수오 등이 첨가된 꿀물을 끼얹어 재둔다.
오리껍질을 잡아당기며 바람을 불어넣으면 풍선처럼 빵빵해지는데, 베이징코야루로 구워야 껍질이 바삭바삭해진다고 중국에서 온 북경오리 요리사(경력 20년)는 말한다.
오리 항문을 수수깡으로 막는 이유는 내장을 빼내고 채운 소스가 몸안에서 고루 퍼지라는 뜻. 과일나무로 1시간45분쯤 불을 때야 제맛이다.
반죽해서 구운 밀떡에다 대파채 생강 술 마늘 등을 볶은 춘장을 쳐서 쌈처럼 싸먹는다.
딸려나오는 오리육골즙은 결명자 콩가루 등을 넣고 묵처럼 고은 이른바 `위장 코팅제'. 1마리(5인분)에 3만8천∼4만5천원이다.
▲유황오리
`살아있는 금단(金丹)'으로 전해온 `유황오리' 전문점이 지난 9일 서울에 처음 등장했다.
강남구 역삼동에 문을 연 `가람'(02－568－9442).
유황오리의 대명사인 민속한의원(전북 완주)에서 가져다 약으로 끓여낸다.
유황은 화기(火氣) 부족으로 생긴 체내 노폐물과 독을 다스리는 `불덩어리'. 독성이 워낙 강해 함부로 쓰지못한다.
그러나 오리는 체질적으로 독을 잘 다스린다. 삶은 보리밥에 유황과 한약재를 섞어 평생 먹이면, 유황의 독은 제거되고 약 성분만 쌓이게 된다.
유황오리는 공들인 값어치가 보약과 다름없다. 유황을 2년반 먹은 오리는 1마리 4인분에 15만원, 4년짜리는 19만원.
한약을 달이듯 5시간 푹 고면 고기속 해독제가 약으로 우러나고, 유황 때문에 뼈처럼 단단해진 육질이 부드럽게 풀린다. 밑반찬은 죽염 김치, 죽염 된장 등 죄다 `죽염'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