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트트랙]전이경 동메달 따기까지
기사입력 1998년 02월 20일 01시 31분
나가노＝김석현 특파원
행운의 동메달이었다.
쇼트트랙 여자 500m에 출전한 한국 선수들은 준결승서 3명 모두 탈락, 메달 꿈을 허공에 날려버리는 듯했다.
준결승에 이어 벌어진 5∼8위 순위 결정전.
결승 진출에 실패한 태극 낭자들은 좌절감으로 최선을 다하지 않을 만도 했지만 전이경과 최민경은 그래도 혼신을 다했다.
전이경은 5위, 최민경은 6위.
메달의 꿈은 사라진 상황이었지만 레이스를 마친 전이경은 최선을 다했다는 듯 만족스런 표정이었다.
순위가 뒤바뀌는 상황이 벌어진 것은 곧이어 펼쳐진 결승에서였다.
3바퀴를 남겨놓고 치열한 선두 다툼을 벌이던 왕춘루(중국)와 이자벨 샤레스트(캐나다)가 충돌, 둘 모두 얼음판에 넘어져 버린 것이다.
충돌의 원인은 샤레스트의 무리한 추월 때문. 따라서 샤레스트는 진로 방해로 실격 처리됐다.
이대로라면 동메달은 왕춘루에게 돌아가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왕춘루가 금메달을 놓친 데 따른 실망감이 컸던 지 레이스를 포기, 순위에서 제외돼 버렸다.
순위전에서 최선을 다했던 전이경이 왕춘루의 어처구니 없는 실수로 대신 시상대에 오르는 행운을 얻은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