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L]'PO티켓 SK에 물어봐'
기사입력 1998년 02월 19일 15시 31분
"플레이오프에 진출할 팀은 우리의 허락을 받아라."
97∼98프로농구 플레이오프행의 윤곽이 아직 드러나지 않은 가운데 청주 SK가 플레이오프 티켓 결정의 캐스팅보트로 떠올랐다.
사실 4라운드를 치르는 동안 SK는 대부분의 구단들에 `기쁨을 주는 팀'으로 여겨져 왔다.
최약체로 꼽히는 SK와의 경기는 1승 추가가 90％ 가량 보장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5라운드에 접어들어 본격적인 플레이오프 티켓전이 가열되면서 상황은 180도 달라졌다.
SK는 플레이오프 진출을 위해 1승이 아쉬운 팀들에 고춧가루를 뿌리는 `공포의 팀'으로 탈바꿈한 것이다.
최근 4경기에서 SK에 발목을 잡힌 팀만도 3개팀.
6위와 2게임차를 유지하던 SBS가 지난 12일 무려 10점차로 대패하면서 `청주 고추'의 매운맛을 톡톡히 경험했다.
14일에는 나산과 공동 6위를 달리던 동양이 1승을 낙관하다 연장 끝에 1점차로 지는 바람에 5연승에 급제동이 걸리며 플레이오프 티켓 사냥에 비상이 걸렸다.
또 18일엔 공동 2위와 불과 1게임차를 유지하며 플레이오프 4강 직행까지 내심 욕심을 냈던 대우는 6점차로 참패, 4강 직행은 커녕 6강 확보도 마음을 놓을 수 없게 돼 버렸다.
상황이 이쯤되자 앞으로 SK전을 남겨둔 팀들은 SK 상승세의 불똥이 혹 자신들에게도 튈까 봐 전전긍긍하고 있다.
따라서 나래 LG 나산 등은 SK와의 경기를 앞두고 필승 대책이 나돌기 시작했다.
용병 센터 레지 타운젠드와 `포인트 가드' 드와이트 마이베트에 대한 경계론이 입에 오르기 시작했고, 전문 수비수 이규철과 3점슈터 손규완은 `요주의 대상 1호'로 떠오르고 있다.
이처럼 SK가 공포의 팀으로 변한 상황에서 사령탑 안준호 감독은 "정규 리그는 아직 많이 남아있고 SK의 신생 돌풍도 아직 끝나지 않았다"며 마지막 순간까지 일전불사의 뜻을 밝혀 SK전을 앞둔 팀들의 마음을 더욱 졸이게 하고 있다.
[구동회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