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숙-이정재] 금지된 사랑 '뜨거운 만남'
기사입력 1998년 02월 19일 15시 31분
`금지된 사랑'은 고전에서 현대물에 이르기까지 변함없이 인기를 끌고 있는 영화의 소재다.
이미숙(36)과 이정재(25)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4월 크랭크 인을 준비중인 `정사'(이재용 감독－나인필름 제작)는 30대의 유부녀가 동생의 약혼자와 `금지된 사랑'을 하는 내용을 그릴 애정영화.
이미숙과 이정재는 최근 논현동 스튜디오에서 영화홍보용 스틸을 찍기 위해 만났다. `8월의 크리스마스'의 포스터 촬영을 했던 윤형문씨의 요청에 둘은 스스럼 없이 다정한 포즈를 취했다.
디자이너 하용수씨가 이들의 매니저를 맡았던 관계로 둘은 친한 사이. 이정재는 평소 "누나" 또는 "이모"란 애칭으로 이미숙을 부르지만 영화에선 차마 이름조차 입에 담기 힘들어 하는 `금지된 사랑'을 연기해야 한다.
둘의 캐스팅엔 다소의 난항도 있었다. 처음부터 이미숙과 이정재를 주인공으로 내정해 놓고 시나리오 작업을 해온 지난해 가을 `달팽이'란 드라마에 둘이 함께 출연하자 캐스팅의 신선감이 반감될까봐 당혹스러워 했다.
당시 이정재와 이미 계약을 체결한 상태였던 제작진은 캐스팅 문제에 걱정을 하면서도 대안을 찾지 못했다고 한다. 스크린 배우로서 카리스마가 있고, 30대 중반의 나이에 여성으로서의 매력을 갖춘 연기자를 찾기가 쉽지 않았다는 것. 제작진은 `정사'의 여주인공은 당초 원안대로 이미숙밖에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고래사냥' `그해 겨울은 따뜻했네' `겨울 나그네' 등 숱한 히트작을 내며 80년대 영화계를 풍미했던 이미숙은 평범한 가정주부로 돌아간 지 10년만에 스크린에 돌아오는 셈이다.
이미숙이 스크린 컴백작을 노출신이 필요한 `정사'란 제목의 영화로 결정한 것 자체가 파격적이다. 항간엔 이미숙이 노출 문제로 제작진과 실랑이를 벌인 것처럼 소문났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
노출신 문제는 이미 수개월 동안 이미숙과 제작진 사이에 협의를 마친 상태다. 화끈한 성격으로 알려진 이미숙은 "영화에서 몇번을 벗느냐의 문제가 중요한 게 아니라 러브신이 어떻게 표현되느냐가 중요하다"면서 "벗기려고만 애쓰는 작품이 아니라는 데에 신뢰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평소 꾸준한 운동으로 몸매관리를 해온 이미숙은 제작진에게 "30대 여성의 아름다움을 보여주고 싶다"는 자신감이 밴 농담도 했다.
스튜디오에 모자를 쓰고 나타난 이정재는 현재 상당히 머리가 짧았다. 김종학 감독이 준비중인 TV드라마 `백야 3.98'에서 북한 청년역을 맡아 머리를 올려친 이정재는 `정사'를 촬영할 때쯤엔 보통수준으로 기를 생각.
이정재는 "멜로영화를 꼭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던 터에 `정사'의 시나리오가 들어왔다"면서 "제목을 보고 무조건 벗는 영화가 아닐까 우려를 한 것도 사실이지만 시나리오를 보면서 열정적인 사랑에 깊이 빠져들어갔다"고 출연이유를 설명했다.
[안영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