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기영] 라이브서 닦은 실력 펼친다

기사입력 1998년 02월 19일 15시 31분


"박기영? 남자야, 여자야?"

음악계엔 정말 흔한 이름이다. 작곡가 박기영, 래퍼 박기영. `동물원' 멤버인 박기영은 가수 박기영에게 "이름이 같은 사람을 모아 박기영 밴드를 만들자"고 제의까지 했다고.

갓 스무살짜리 가수 박기영은 신장 1@58의 자그마한 체구. 그러나 데뷔앨범 `원'을 플레이어에 걸면 깊은 우물에서 갓 길어올린듯한 청정음의 울림이 귀를 놀라게 한다.

깔끔한 모던록풍의 `기억하고 있니'를 비롯, 발라드 `애상' 등을 들어 보면 박기영이 자랑으로 내세우는 풍부한 실전 경험이 그저 하는 얘기가 아님을 알수 있다.

인천-부평 지역 라이브 무대에서는 잘 알려진 밴드 블루 레인의 리드 보컬로 1년 넘게 활동한게 지금까지의 주요 경력.

주위의 10여팀중 여자 리드 보컬은 박기영 혼자뿐이니 자연 인기는 최고였다. 크랜베리스와 앨러니스 모리셋의 노래들이 주 종목이었고 레드 제플린의 `록 앤 롤' 에어로스미스의 `드림 온' 등 웬만한 인기곡은 안 불러본 노래가 없다.

현재 박기영은 활발한 라이브를 위해 남세훈(기타) 이지영(키보드) 박영신(베이스) 양석영(드럼) 등 4명으로 구성된 `박기영 밴드'를 만들어 함께 활동에 나서고 있다. 남자는 남세훈 혼자. "라이브 공연때는 얘도 여장을 시킬거예요."

얼마전 박기영은 소원중 하나를 풀었다. 지난달 말 이정봉의 콘서트 게스트로 참여, 존경하는 선배인 이은미와 같은 무대에 서 본 것. "한영애 정경화 선배님과도 한번 같이 노래해보고 싶어요."

하루 7시간을 노래해도 목이 쉬지 않지만 밥을 먹지 않으면 노래가 나오지 않는다는 박기영. 아직은 모자를 푹 눌러쓰고 노래를 흥얼거리며 전철을 타고 다니지만 그런 날이 그리 오래 지속되지는 않을 것 같다.

[송원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