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범VS이치로] 22일 숙명의 첫 대결
기사입력 1998년 02월 19일 00시 53분
이준성 기자
"나와라！ 이치로."
한국의 `야구천재' 주니치 이종범(28)이 일본의 `야구천재' 오릭스 이치로(25)와 올시즌 첫 시범경기에서 맞붙어 한－일 야구팬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고 있다.
이종범은 오는 22일 오키나와 남쪽의 미야코섬의 히라라구장에서 벌어지는 오릭스와의 시범경기에 선발 유격수로 나와 일본 정복을 위한 첫 시동을 건다.
특히 이 경기는 이종범의 데뷔전이고 일본 최고 인기스타인 이치로와의 대결까지 벌인다는 점에서 큰 관심을 끌고 있다.
이치로는 작년 같은 날 같은 장소에서 열린 주니치와의 시범경기에도 나서 9회 선동열로부터 끝내기 2루타를 뿜어내 오릭스의 승리를 이끌었다.
따라서 이종범으로서는 첫 시범경기에 등판하지 않는 선배 선동열을 대신해 복수전을 펼치는 셈이다.
이치로는 지난 94년부터 작년까지 4년연속 퍼시픽리그 타격왕을 차지했으며 타자로는 사상 최초로 3년연속 리그 MVP(94∼96년)에 오른 명실상부한 일본의 최고타자.
수비 위치는 유격수와 외야수로 다르지만 이종범과 이치로는 공통점이 많다.
정교한 타자이면서도 강한 손목힘으로 심심치 않게 펜스를 훌쩍 넘기는 파괴력을 갖췄고, 빠른 발을 활용해 내야안타와 도루를 만들어 내는 능력도 탁월하다.
지난 94년 이종범이 196안타(124경기), 이치로가 210안타(130경기)를 각각 때려 양국의 시즌 최다안타 기록 보유자다.
"일본 무대에 뛰어든 이상 한－일 프로야구의 명예를 건 자존심 대결을 피할 수 없다"는 이종범은 "시범경기인 만큼 무리하지 않겠지만 좋은 타격과 수비, 또 기회가 주어지면 도루도 곁들여 데뷔전을 멋지게 장식하고 싶다"고 의욕을 보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