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내장외] 해외전훈 너도나도 구두쇠 작전
기사입력 1998년 02월 18일 15시 31분
★…`호주에는 `방콕'이 있다（?）.'
방콕은 태국의 수도로 호주와는 아무 상관없는 도시.
하지만 한화선수단은 한겨울 강풍보다 세찬 `IMF한파'때문에 호주에서 `방콕'구경만 한단다.
작년까지는 휴일이면 쇼핑이나 관광에 돈 좀 썼지만 올해는 환율 급등으로 외출은 꿈도 못꾸고 숙소에 틀어박혀 방바닥만 보고 있는 형편.
올해로 호주전지훈련이 4번째인 정민철은 "외출이요? 그 말 잊어버린지 오래됐어요. 콜라 1병 사먹는 것도 아까운 실정인데…"라며 엄살이다.
장종훈은 "한국에서 단돈 50만원만 갖고 왔어요. 선물같은건 아예 예산에도 없어요"라며 외화낭비는 절대 없을거란다.
`IMF한파'는 미국 플로리다에도 몰아쳤다.
지난 8일부터 플로리다 브래든턴에서 전지훈련중인 `부자집' 현대선수단도 휴일에 쇼핑을 잊은지 오래다.
한화와 다른 점이 있다면 `방콕'보다 진일보한 `낚시'로 휴일을 보낸다는 점.
작년까지는 낚시광인 정민태정도만 낚싯대를 들었지만 올해는 휴일이면 너나없이 `강태공'을 자처하고 나선다.
그러나 물고기들도 `IMF'감량에 나섰는지 현재까지 선수들의 수입은 가내영의 낚싯대에 걸린 `눈 먼 물고기' 한마리가 전부.
"국가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해외로 나왔으니 훈련은 더욱 열심히 하고 외화는 아껴야지요."
IMF한파로 변해버린 전지훈련의 휴일풍속도, 하지만 국가경제를 생각하는 선수들의 모습이 대견스럽기만 하다.
[신보순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