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보는명장면] 쇼트트랙 0.053초 찰나의 우승
기사입력 1998년 02월 18일 15시 31분
500∼5m천 레이스를 벌이지만 결국 스케이트 날 하나 차이로 승부가 갈리는 쇼트트랙.
동계올림픽에 잊을 수 없는 짜릿한 명장면이 있다면 그 가운데 하나가 바로 쇼트트랙 골인선에서 펼쳐지는 막판 역전 드라마다.
그리고 올림픽에서 `방영'된 이 드라마의 주인공은 항상 `코리언 특급'이었다.
17일 나가노시 화이트링에서 벌어진 쇼트트랙 1천m 결승에서 불과 0초053차로 극적인 우승을 한 김동성은 이번 대회를 통틀어 지구촌을 가장 열광시킨 `찰나의 승부사'로 남게 됐다.
정확히 1분32초37간의 단막극. 하지만 그것은 10번 이상 되풀이해서 봐도 전혀 싫증이 나지 않는 멋진 드라마였다.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보면 김동성의 레이스를 너무나 빼닮은 또 한편의 명장면이 있다.
4년전인 94년 2월27일 릴레함메르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500m 결승서 수놓아진 채지훈의 폭풍같은 막판 스퍼트.
채지훈과 2위와의 시간차는 불과 0초02였다.
김동성이 스케이트날 하나 차이였다면 채지훈은 스케이트날 반개 차이. 이때는 육안으로는 도저히 분간이 안돼 사진판독을 하는 우여곡절을 겪기도 했다.
4년전 채지훈과 이번 김동성이 연출해낸 감동의 드라마에 뚜렷한 차이가 있다면 채지훈은 왼발로, 김동성은 오른발로 각각 메달색깔을 은빛에서 금빛으로 바꿨다는 점이다.
[구동회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