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철] 1군합류 후 팀훈련 모범생,꼭 우승해야죠
기사입력 1998년 02월 18일 15시 31분
"`우승할 것도 같다'가 아니라 `우승하겠다'죠."
18일 경산 볼파크에서 만난 삼성 이순철（37）의 첫마디가 당차다.
아직 파란색의 삼성 유니폼이 어색하기만 한 이순철이지만 우승을 향한 진지한 열정은 여느 토종사자 못지 않다.
지난 14일 1군에 합류한 이후 몸을 채 추스리지 못해 여기저기가 쑤시고 결리지만 모범적인 훈련자세는 혀를 내두를 정도.
최고참이라는 소리가 무색하게 혼신의 힘을 다해 땀을 쏟고 있다.
삼성에서 이순철을 영입한 배경은 `V9'을 이뤄낸 해태 특유의 근성으로 소위 `군기 반장' 노릇을 해줬으면 하는 것.
하지만 새로운 야구인생을 시작하는 그의 속마음은 다르다.
"전력 외적인 부분에서 나를 필요로 했는지는 몰라도 내 생각은 다르다. 반드시 주전 자리를 꿰차 당당히 목소리를 내겠다."
스스로 모범을 보여 훈련에 열성을 다하고 난뒤 시즌에 들어가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하면 자신의 존재 가치가 없어진다는 것이다.
그래서 세운 목표가 100경기 출전.
대수비든 대주자든 많이 출전해 실제적 전력에 보탬이 돼야 어렵게 연장한 현역 생활의 보람을 찾을 수 있단다.
작년보다 50％ 가까이 깎인 4천만원대의 연봉이 책정될 예정이지만 그에 대한 불만도 전혀 없다.
아예 `안받아도 상관없다'는 식이다.
"운동장에서 마음껏 뛰고, 삼성이 한번도 해보지 못한 우승에 도움이 된다면 그걸로 족하다."
호랑이 줄무늬를 벗고 사자의 갈기로 다시 무장한 이순철의 변신이 어느정도 성공할지 궁금하기만 하다.
[대구=함용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