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카스배 천원전] ○백대현 3단●김동면 6단
기사입력 1998년 02월 18일 15시 31분
제10보(121∼144)＝흑 21은 두고 싶은 급소의 곳임엔 틀림없다. 그러나 우려되는 것은 이렇듯 살얼음 걷듯이 국면을 운영할 필요없이 좌상귀의 백 말을 확실히 잡아두었으면 더욱 알기쉬웠기 때문이다.
그래서 국후 못미더워서라기 보다 궁금증이 동해 "왜 그렇게 좌상귀를 방치했었냐"고 김 6단에게 물었더니 대답이 예상밖이었다. "수가 나는 줄 몰랐어요"라고 말하지 않는가.
그렇게 어려운 수도 아니건만 김 6단으로선 좌상귀의 뒷맛을 너무 간과했었던 것이다. 만약 그 뒷맛으로 국면이 역전이라도 되어 패한다면 김 6단에겐 땅이라도 칠 노릇인데 과연 국면은 어떻게 흐르고 있는 지 지켜보자.
25까지 선수로 하변을 삭감한 흑은 27로 들여다 봤는데 이 수 또한 백 28을 유발시켜, 좌상귀에서 패가 날 경우, 팻감을 없앤 이적수가 될 것이다. 29가 흑으로선 `가'로 끊어 잡을 마지막 기회였다. 큰 곳임엔 틀림없지만 만약 흑이 패한다면 패착으로 낙인찍힐 한가한 끝내기였던 것.
이제 백은 30 이하 좌변의 패를 위한 팻감을 은연 중에 착실히 마련하고 있다. 흑은 그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39까지 일일이 백의 응수에 답하고 있는 모습. 드디어 백 40이 떨어졌고 그제서야 흑은 국면의 심각성을 느낀다.
김 6단은 작년기 2차예선 결승에서도 신예 이현욱 2단을 맞아 필승의 국면을 종반 집중력 부족으로 추격을 허용, 극적 `반집승'을 거둔 적이 있는데 오늘 김 6단도 `혹시 역전되지나 않나'하는 불길함을 백 40에서 느꼈다고 국후에 술회했다.
흑 41은 어쩔 수 없고 백 42．44로 패를 피할 길 없다. 흑 43으로 [참고도] 흑 1로 이어 패를 피하는 것은 백 2 이하 수상전에서 10까지 이젠 한수 부족으로 흑이 잡히고 마는 것. 자, 이젠 엎질러진 물인데 1`이 의 향방은 어떻게 될까?
[해설．김재구 8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