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견] 석달이면 안성기만큼 한다
기사입력 1998년 02월 18일 15시 31분
"택견 석달이면 안성기 만큼 할 수 있다?"
안성기씨는 최근 개봉된 영화 `이방인'에서 3분간의 택견 장면을 대역없이 완벽하게 펼쳐, `택견 고수'라는 찬사를 받고 있다.
`이방인'은 폴란드에서 태권도로 한국인의 위상을 떨친 실존 인물을 소재로 한 한국과 폴란드의 합작 영화이다.
남자주인공인 안성기씨가 택견을 정식 수련한 기간은 겨우 두달 반이다.
일반 수련생들은 "저런 동작은 나도 안배웠는데, 석달만에 고난도 동작을 하다니 믿기지않는다"는 표정들이다.
안성기씨는 이른바 `현대판 택견비급'으로 알려진 `생활체육 택견'의 제1호 전수생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 비급은 `택견18단수'란 이름이 붙은 일종의 `모듬 택견'.
택견의 기본인 3각형 `품밟기'를 비롯해 2번 연속 올려차는 `두발당성', 상대 복숭아뼈를 으스러뜨리는 `밭장다리', `발따귀'로 얼굴을 내찬뒤 휙 날아돌며 한번 더 치는 고난도 `두루치기' 등 초중급 핵심 동작 18가지를 두루 묶었다.
안성기씨는 지난해 영화를 찍기 위해 대한택견협회를 찾았다. 이때 마침 택견협회 이용복 부회장은 올해부터 일반 보급하려고 18단수를 손질중이었다.
안성기씨는 이 비급을 가장 먼저 전수받는 행운을 잡았다. 그리고 하루 2시간씩 1주에 4번, 두달반만에 일약 `택견 고수'로 탈바꿈한 것이다.
수련생 사이에 `안성기 택견'으로 통하는 생활체육 택견은 남녀노소 구별없이 쉽게 배울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안성기씨를 지도한 홍일점 택견사범 여덕씨(32．5단)는 "시조창에 맞춰 단전수련을 겸하는 생활체육 택견은 누구나 석달쯤 배우면 안성기씨만큼 할 수 있다"며, "18단수를 반복 수련하면 호신술로 가능하고, 외국에 나가 택견 실력을 뽐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생활체육 택견은 대한택견협회의 서울 강남구 중앙본부전수관(02－516－2707)을 비롯해 전국 120여개 수련관에서 보급하고 있다.
[조경제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