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명소설] 책으로 읽는 '8월의크리스마스'
기사입력 1998년 02월 18일 15시 31분
화제의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가 연일 관객몰이를 하고 있는 가운데 같은 제목의 소설이 뒤이어 출간돼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 89년 실천문학 겨울호에 `구사대와 봉투'를 발표하면서 문단데뷔를 한 소설가 허수정씨(35)의 장편소설 `8월의 크리스마스'가 그것. 30대 중반의 정원은 시력이 약해져 더이상 일을 못하게 된 아버지의 뒤를 이어 사진관을 운영한다.
정원의 사진관에는 여학교 단체사진을 가져와 자신이 좋아하는 여학생의 얼굴을 확대해 달라는 중학생 꼬마들, 온갖 폼을 다 잡고 카메라 앞에 서는 태권도장의 아이들, 그리고 남몰래 찾아와 영정사진을 찍어달라는 할머니가 찾아온다.
어느날 주차단속원 다림이 "난 8월이 너무 싫어요. 너무 더워요"라고 투덜거리며 찾아온다. 다림은 단속한 차량의 사진을 정원의 사진관에 맡기면서 정원의 일상에 파고 든다.
두 사람 사이엔 사랑이 싹트고, 처음이자 마지막이 된 데이트에서 다림은 정원에게 태어나서 단 한번도 크리스마스 카드를 받아본 적이 없다고 고백한다. 정원은 다림에게 그해 겨울 크리스마스 카드를 보내주기로 약속한다.
그러나 정원은 불치의 병으로 아무도 모르게 죽어가고 있는 중이다. 이윽고 시간이 되어 정원은 삶을 마감할 병원으로 실려가고, 그해 겨울 다림은 정원의 친구로부터 크리스마스 카드 한장을 받는다.
스토리는 영화와 다름없지만 글로 읽는 맛은 또 색다르다. 역시 영화처럼 독자들의 누선을 자극하기는 마찬가지다.
작가 허씨는 그동안 `필름 느와르처럼' `안녕하세요, 셔터맨' `소설 김대중' 등의 작품을 발표해왔다. 한국통신 미래텔에 사이버소설 `무사들'도 연재하고 있다.
[이승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