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국환] '아버지'로 뜸했던 인기사냥
기사입력 1998년 02월 18일 15시 31분
`…오랜 세월 내 자식 키우느라 잊고 살았네 울 아버지/불꽃처럼 살아나는 기억들 오늘은 눈물로 쏟아지네….'
가수 김국환(50)의 `아버지'가 화제다.
고개숙인 아버지들이 늘고 있는 요즘, IMF도 못당할 가난속에서 당당히 삶을 꾸려갔던 이전 아버지 세대의 모습을 그린 이 노래가 빠르게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단단한 차돌처럼 구르며 쌈박질 능했던 어린 자식/누가 뭐라냐 삼동네 떠나가라 가슴 버텨 막던 울 아버지.' 애잔하고 부드러운 멜로디에 구수한 사투리를 얹어 더욱 친근한 `아버지'는 목수일을 하던 김국환의 아버지 얘기다.
충남 대천 동대리 나무 장터에서 솜씨 좋기로 이름났던 아버지는 뒤틀린 문짝을 만날 때마다 절로 어깨에 흥이 돋는 `대목'이었다. 늘 쌈박질에 여념없던 귀염둥이 막내에게 목수의 아들이라고 기죽지 말라던 아버지였다.
그런 아버지가 언젠가 이 사연을 전해들은 김희갑 양인자 커플에 의해 노래로 `환생'했다.
지난 94년 발표한 7집 수록곡. 4년을 묵은 이 노래는 최근 모 TV 토크프로에 출연하면서 빛을 보게 됐다. 우연히 아버지 얘기가 나오면서 이 곡을 선보이게 됐고 마디마디 가슴에 와닿는 노래말로 출연자 전원이 눈물을 삼켰다.
"돌아가신 아버지 생각에 한참을 울었다"며 시청자들의 문의가 쏟아졌고 각종 음악프로에서 출연섭외가 줄을 잇고 있다.
`타타타'에 이어 두번째 히트를 예감하고 있는 김국환은 "오십줄에 들어서야 아버지가 가슴으로 버텨냈던 세월들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이 노래가 어려운 시절을 겪고 있는 요즘 아버지들에게 힘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김소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