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호vs조영증] 축구밀사 맡는다
기사입력 1998년 02월 17일 15시 49분
왕년의 축구스타 최순호씨（36）와 전 LG 감독 조영증씨（44）가 `월드컵 16강'을 위한 한국축구의 밀사（密使）로 나선다.
대한축구협회（KFA）는 17일 조중연 신임 전무이사겸 기술위원장을 비롯한 기술위원들의 건의를 토대로, 98프랑스월드컵 본선 상대팀들에 대한 정보수집을 전담할 `월드컵 지원팀' 구성에 착수, 유럽과 북중미축구에 정통한 최순호, 조영증씨에게 해외정보 수집을 일임키로 했다.
이에 따라 최씨와 조씨는 오는 21일 미국 마이애미에서 벌어지는 네덜란드－미국의 친선경기를 시작으로 월드컵축구 본선까지 4개월동안 해외를 드나들며 상대팀 전력을 정밀 탐색하게 된다.
신임 기술위원이기도 한 최씨와 조씨는 수집된 정보를 바탕으로 정보분석력이 뛰어난 이용수 세종대교수（40）와 함께 수시로 `월드컵 전력보고서'를 작성, 차범근 감독과 머리를 맞댈 계획이다.
축구협회가 `월드컵 16강'의 주요 변수인 정보수집 임무를 두사람에게 맡긴 것은 이들이 유럽과 북중미 축구를 직접 체험한 `해외파'인데다 국가대표 경험이 풍부하고 비교적 운신이 자유로운 처지이기 때문.
한국축구 골게터 계보의 한 축（軸）을 차지하고 있는 최순호씨는 포항제철（현 포항 스틸러스）에서 은퇴한 직후인 92년말부터 2년 동안 프랑스 2부리그 로데스에서 선수겸 지도자로 활약한 바 있다.
또 조씨는 지난 81년부터 3년 동안 북미리그（MLS의 전신）의 포틀랜드 팀버스와 시카고 스팅에서 활약하며 멕시코 선수들과 자주 접촉했다.
특히 조씨는 지난 91∼93년 프로축구 현대 코치로 차범근 감독을 보좌하면서 `컴퓨터 축구'를 전수받는 등 차감독의 스타일에도 정통하다.
이들 `월드컵 밀사'가 정보수집을 하게 될 월드컵 본선 상대팀의 A매치는 17일 현재 확인된 것만도 벨기에（6게임） 네덜란드（4게임） 멕시코（5게임） 등 3개팀을 합쳐 모두 15차례에 이른다.
[김동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