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희-오욱환] 고통딛고 일어선 투혼
기사입력 1998년 02월 17일 15시 48분
"암투병중인 어머니가 보는 앞에서 미뤄왔던 결혼식을 올리겠습니다."（고려증권 이성희）
"대회가 끝나면 1년 동안 푹쉬며 고혈압 치료에만 전념할 작정입니다."（LG화재 오욱환）
18일의 LG화재_고려증권전은 벼랑끝 승부다.
2개월여 동안의 대장정이 단 한차례의 승부에 의해 희비가 엇갈리기 때문이다.
여기서 이기는 팀은 삼성화재와 준결승전을 치르고 지는 팀은 보따리를 싸야 한다.
때문에 이날 승부는 객관적인 전력보다는 정신력에 의해 좌우될 가능성이 크다.
이성희（31）와 오욱환（28）. 이들은 외나무다리 승부를 앞둔 양팀 선수들의 정신적인 지주나 다름없다.
팀내 최고참에 곡절많은 선수생활…. 팀이 위기상황에 처할 때마다 이들은 자신의 인생 역정을 후배들에게 들려주며 투혼을 부추기곤 했다.
대회 개막 직후부터 `IMF 투혼'의 중심에 서 있는 이성희는 암투병중인 홀어머니（최점순．65）를 모시고 있는 `노총각 가장'이다.
그는 부모의 이혼으로 초등학교 때 헤어진 어머니를 최근 극적으로 상봉했다.
하지만 어머니는 위암으로 절에서 요양중이었다.
그런 어머니는 IMF한파로 해체위기에 놓인 고려증권 배구단을 걱정했다.
모기업의 부도로 대학생인 동생의 학비와 자신의 결혼자금도 묶였지만 그의 당면 목표는 오직 하나. 다시 IMF투혼을 불사르는 것이다.
호프집 웨이터 출신에 고혈압 환자인 오욱환의 각오도 남다르다.
성적부진으로 감독（김갑제）이 중도퇴진한 LG화재의 최고참인 그는 이번 고려증권전에서 반드시 승리, 팀의 명예회복을 이루겠다는 벼랑끝 승부를 준비하고 있다.
때문에 19일 고려증권_LG화재전은 `인간승리'의 대결장이나 다름없다.
[김 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