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과성의 풍속사] (41)동성애
기사입력 1998년 02월 17일 15시 48분
최근 C대학 무용과 국모 교수(50)가 동성 제자들을 상대로 성추행을 일삼아 왔다는 주장이 제기돼 사람들을 경악시키더니, 지난 12일에는 대구 Y대의료원 조교수 이모씨(51)가 심리검사를 받으러 온 남자환자들을 성추행한 혐의로 구속돼 또다시 충격을 주고 있다.
말도 안되는 가정이지만, 두 사람이 현대가 아닌 그리스시대에 태어났다면 이런 구설수에 휘말리지 않았을 것이다.
고대 그리스인들은 동성애를 인정했을 뿐만 아니라 찬미하기까지 했다.
당시의 철학자들은 특히 남녀간의 섹스보다 남남간의 섹스를 인간적인 사랑이라고 여겼을 정도였다. 플라톤조차도 남성들간의 섹스를 당연시했다니 당시의 풍습을 짐작해볼 수 있다. 플라톤은 저서 `향연'을 통해 동성애를 예찬하고 있기도 하다.
성인 남성이 미소년이나 아름다운 청년을 침대로 끌어들이는 행위는 당연시됐다. 사람들은 동성애 행위를 비난하기는 커녕 오히려 존경했다. 특히 부유하고 시간이 남아돌아가는 특권층 남자들에게 동성애는 특권이었다.
재밌는 것은 남남간 동성애 관계에서 연장자는 교사나 스승의 역할을 했다는 점이다. 연장자는 젊은이들에게 성적인 만족과 쾌감, 관습을 가르쳐주는 교육자였다(두 교수님은 어쩌면 이런 그리스의 풍습을 이어받았는지도 모른다).
스파르타에서도 남성들간의 동성애 풍조는 보편적인 것이었다. 스파르타에서도 비슷한 나이보다는 서로 나이가 다른 남성들간에 동성애를 즐겼다.
그러나 그리스와 로마의 동성애는 엄밀히 말하면 양성애라고 봐야 한다. 동성애를 즐긴 남자들도 여자들과 사랑을 나누고 결혼하여 출산을 했던 것이다.
로마시대 초기에도 동성애는 계속됐다. 그렇다고 그리스인들처럼 동성애를 찬미한 정도는 아니고 그냥 대수롭잖게 여겼다고보는 것이 옳다. 로마인들은 동성애를 인간의 사랑행위에 있어서 어쩔 수 없이 나타날 수 밖에 없는 하나의 현상으로 파악했던 것이다.
로마황제 가운데도 자신이 동성애자이거나 양성애자라고 주장한 사람이 적지 않다.
그런가 하면 이슬람 문화권에서도 성인 남성과 그에게 굴종하는 젊은 남성간의 섹스는 공공연한 것이었다.
이집트에서는 흥미롭게도 신과 동성애적 성교를 가지는 것을 길조로 여겼다. 어떤 남성이 신과 동성애적 섹스를 했다는 것은 그가 신에 대한 두려움을 정복했다는 증거로 받아들여졌던 것이다.
브라질의 여러지역에 거주하는 흑인들은 남성의 성역할을 구분하는 예식을 거행하기도 했다. 여자역할을 하는 쪽을 `비차', 남자역할을 하는 쪽을 `호멤'이라고 했다. `호멤'은 사회적인 신분이 높은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과거의 남남간 동성애 관계는 대체적으로 힘을 가진 자와 힘이 없는 자 사이에 이뤄졌던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