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럴땐이렇게] 도로가 2개 차선으로 넓어질땐
기사입력 1998년 02월 17일 15시 48분
서울 반포에서 조그만 회사를 운영하는 한사장은 지난주 세운상가에서 고객을 만나기 위해 남산 3호 터널을 빠져나오다 택시와 충돌했다.
터널 안에서 1차선을 탔던 한사장은 터널을 막 벗어나는 순간, 차선이 2개로 넓어져 어느 쪽으로 갈까 망설이다가 한산해 보이는 왼쪽 차선으로 방향을 틀었다.
그런데 뒤따라오던 택시가 똑같이 왼쪽으로 방향을 틀더니 주춤주춤하는 한사장의 승용차 앞 왼쪽 범퍼를 치고 나가는 것이 아닌가.
한사장은 깜짝 놀라 차를 급정지한 뒤 택시기사에게 "왜 그렇게 바짝 붙여 사고를 냈느냐"고 따졌더니, 오히려 상대방은 "당신이 급진로 변경을 했으니 보상하라"고 윽박질렀다.
너무 어이가 없었던 한사장은 도리없이 교통 경찰을 불렀다.
충돌 지점과 사고 차량을 살펴 본 경찰관은 한사장과 택시기사로부터 정황 설명을 들은 뒤 "사고 책임이 택시에 있다"고 말해 의기양양해 있던 택시기사를 머쓱하게 만들었다.
경찰관은 1개 차로가 어느 지점에서 2개 차로로 넓어질 경우, 뒤차는 앞차가 차선을 결정할 때까지 앞질러서는 안된다는 설명이었다.
따라서 한사장의 차가 방향을 정하기 전에 택시가 무리하게 왼쪽으로 진행해 발생한 사고인만큼 과실은 택시에 있었던 것이다.
택시기사는 경찰관의 조사 결과에 승복, 수리를 약속했고 한사장은 `뒤차의 앞차에 대한 진행 방향 확인의무'의 교통법규를 새삼 인식하게 됐다.
[경찰청 교통안전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