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성민] 일주일에11개프로 브라운관 도배질
기사입력 1998년 02월 17일 15시 48분
그녀는 핸드백이 없다.
쌀 두말은 족히 들어갈 검고 통통한 가방이 전부다.
시사잡지, 각종 팸플릿 등으로 가득차 있는 가방안에서 유독 눈길을 끄는 것은 담뱃갑만한 다이어리. `세상에 이렇게 바쁜 사람이 있을까'하는 생각이 절로 들 정도로 다이어리엔 빈틈이 없다.
방송경력 4년째인 KBS 임성민아나운서(28).
그녀는 방송국에서 가장 바쁜 사람이다. "임성민이 쓰러지면 방송 전체가 마비된다"는 말이 PD들 사이에서 공공연히 나돈다.
`뉴스광장', `쇼 행운을 잡아라', `도전！ 주부가요스타', `특종 비디오 저널'등 일주일에 11차례나 `천의 얼굴'로 안방에 등장한다.
쇼프로에선 개그맨 뺨치는 익살연기로, 뉴스프로에선 요조숙녀로 천부적인 `끼'를 마음껏 발산하고 있다.
아나운서가 이토록 주가가 높은 이유는 뭘까? "팔자 탓"이라고 농담하지만 무엇에든 완벽하고 성실하기 때문.
KBS 1TV의 아침 첫 프로인 `KBS 뉴스광장' 진행을 위해 서울 삼성동 집에서 나서는 시간은 오전 4시. 오후 9시가 넘어 귀가하면 하루 4시간 잘 틈도 없다. 최근 1년 동안 단 하루도 쉬지 못했다.
이화여대 영문학과 88학번인 그녀는 3수끝에 94년 아나운서 20기로 입사했다. 아나운서 3수생은 정은아아나운서와 그녀 뿐이다.
스스로도 "무엇에든 스타트가 늦다"고 자평한다. 하지만 워밍업만 끝나면 `한계속도'를 가늠키 어려울 정도로 질주하는 스타일이다.
MC 1인자가 되는게 꿈이지만 눈코뜰새 없는 요즘도 "제의만 온다면 드라마, 연극, 영화 어떤 것이든 해보고 싶다"고 욕심을 낸다. 관객이 많은 공개방송일수록 "신이 난다"는 그녀는 `어쩔 수 없이' 스타기질을 타고 난 `억순이'요, `깡순이'다.
[이유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