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구] '천덕꾸러기'에서 메달박스 스포츠로
기사입력 1998년 02월 16일 15시 15분
당구가 아시안게임의 메달박스로 떠올랐다.
98아시안게임에 내걸린 당구의 금메달 수는 무려 10개. 한때 `천덕꾸러기' 오락으로 내몰렸던 당구가 일약 아시아의 10대 스포츠로 탄생했다.
이같은 사실은 태국의 98방콕아시안게임 조직위가 최근 대한체육회에 정식 공문을 보내옴으로써 뒤늦게 밝혀졌다.
이에 따라 당구 강국인 우리나라는 새로운 금밭을 일궈낼 호기를 잡게 됐다.
국내 당구계는 이미 40∼50대 역전 노장들이 놓았던 큐를 다시 잡는 등 일대 회오리바람이 일고 있다.
취미삼아 당구를 즐기던 10∼20대 세미프로급 꿈나무들도 대한체육회가 공인하는 최초의 국가대표 태극마크와 아시안게임에서의 첫 메달획득의 꿈을 부풀리고 있다.
한국 당구는 지난 88년 서울장애인올림픽때 처음 채택된 스누커(유럽식 포켓볼) 경기에서 국내 기반이 전무해 어렵다는 예상을 깨고 은메달을 거머쥐었다.
당구관계자들은 세계3쿠션당구황제 이상천을 배출한 한국당구는 인구비례당 세계 최대인 1천만 당구동호인을 자랑하는 등 생활스포츠의 기반이 아주 튼튼해 어느 종목이든 체계적인 훈련만 거치면 초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10개의 금메달은 ▲한국이 초강세인 3쿠션에 1개(단식) ▲한국과 대만의 라이벌전이 예상되는 미국식 포켓볼인 나인볼(9볼)에 2개(단－복식) ▲국내 동호인들이 카드볼 등으로 많이 즐기는 에잇볼(8볼)에 2개(단－복식) ▲스누커에 3개(단－복식, 단체) ▲국내에 생소한 잉글리시 빌리아드(단－복식)에 2개가 걸려 있다.
지난 94년 히로시마 아시안게임때 태권도에 8개의 금메달이 걸린 것과 비교했을 때 대단한 무게가 실려 있다.
98방콕아시안게임 조직위는 당초 동남아가 초강세인 스누커만을 채택하려 했으나, 한국과 일본, 대만 등의 막판 로비로 5개 부문으로 확정했다.
이에 따라 대한체육회는 최근 스포츠당구를 대한체육회 `인정' 종목으로 승인, 당구 사상 최초로 대한체육회가 공인하는 태극마크를 달고 아시안게임에 출전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조경제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