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초대석] 월드컵 부심선정 전영현씨
기사입력 1998년 02월 16일 15시 15분
"깨끗한 판정으로 20세기 마지막 축구잔치에 걸맞은 심판이 되겠습니다."
오는 6월 열리는 프랑스월드컵축구대회에 부심으로 선정된 전영현씨（全榮賢．42）.
지난 3일 FIFA（국제축구연맹）로부터 월드컵심판을 통보받은 그는 갖고 있던 국제심판 휘장을 어루만지며 오는 6월 프랑스대회전의 감동을 미리 느껴본다.
지난 94년 미국월드컵에서 박해용씨가 부심을 맡은 이래 한국인으로선 2번째 월드컵심판. 청구고와 영남대를 거쳐 현재 청구중 체육교사 겸 축구팀 감독으로 재직중인 그를 만나봤다.
_소감은.
▲지난 3일 월드컵심판 통보를 받고 매우 기뻤다. 월드컵무대에 선다는 것을 무한한 영광으로 생각한다.
_월드컵경기의 심판을 본적이 있는가.
▲지난해 4월 열린 프랑스월드컵 아시아지역 1차예선 싱가포르_쿠웨이트전과 9월 A조 최종예선 중국_이란전의 부심을 봤다.
_심판경력이 화려한 것으로 아는데.
▲짧은 경력에 비해선 많은 대회에 참가했다. 지난 95년 국제심판이 된 후 95년 스웨덴여자월드컵에서 준결승을 포함해 5경기에 참가했고, 96애틀랜타올림픽에선 준준결승 포함해 5경기의 부심을 봤다. 또 지난해 7월엔 홍콩반환기념 세계올스타전의 부심을 맡기도 했다.
_심판이 된 동기는.
▲해군축구팀을 끝으로 17년간의 선수생활을 마감하고 3년간 한국자동차보험에서 직원으로 근무했다. 그러나 직장생활 내내 `송충이는 솔잎을 먹고 살아야 한다'는 생각을 했고 지난 87년 체육교사로 발령받으면서 곧바로 심판공부를 시작했다.
_FIFA의 한국심판에 대한 평가는.
▲축구 선진국의 심판과 동등한 기량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다른 나라처럼 꾸준하게 활동하지 않고 몇년 하다가 그만두는 경우가 다반사다. 그래서 FIFA 심판위원들로부터 "한국을 대표할 수 있는 심판이 없다"는 지적을 받는다.
_앞으로 일정은.
▲AFC（아시아축구연맹） 소속 9명의 월드컵심판들은 다음달 1일부터 일본에서 열리는 제4회 다이너스티컵대회에 참가하며 이때 상견례를 한다. 이어 총 67명의 월드컵심판과 심판위원들은 오는 3월22일 파리에서 열리는 심판세미나에 참석해 정신교육과 기술트레이닝을 받게 된다.
_한국심판에게 바라는 점은.
▲한국심판의 기량은 세계적이다. 그러나 국제경기에 나가면 의사소통이 가장 큰 걸림돌이다. 언어장벽을 뛰어넘는다면 우리도 세계 축구계에서 선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
_월드컵심판으로 나서는 각오는.
▲소신있는 판정으로 한국심판의 명예를 드높이고 오겠다.
[전용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