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혁] '불가능은 없다'
기사입력 1998년 02월 16일 15시 15분
【시드니（호주）＝본사 국제전화】 `불가능이란 없다.'
`돌아온 전사' 김정혁（金正赫．30．전남）이 차범근 사단의 3대 금기（禁忌）를 깨고 드디어 주전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기형과 월드컵축구팀의 오른쪽 윙백을 다투고 있는 김정혁은 15일（한국시간） 벌어진 호주 세미프로 1위팀 시드니 유나이티드와의 평가전서 전반 29분 최용수의 결승골을 헤딩으로 어시스트, 백중지세의 주전싸움에 한번 더 균형을 깨트렸다.
김정혁은 당초 차범근 감독이 `여론에 밀려' 대표팀에 발탁한 케이스.
작년말 FA（축구협회）컵, 올스타전의 연속 `MVP'란 성가（聲價）가 `한물 간 태극마크 출신'이라는 세인의 평가를 압도했던 것.
그러나 김정혁은 `차범근 사단'의 입단 조건에 맞지 않았다. 이른바 `3대 금기'에 모두 걸린 것이다.
우선 `실패한 태극마크'라는 점이 가장 난제였다.
94미국월드컵 최종예선까지 태극마크를 달았다가 본선무대를 밟는데 실패했던 김정혁은 이후 끝없이 추락, 96년 중반 전남으로 이적하기까지 대우의 2군으로 밀려나 있었다.
한번 빼앗긴 태극마크를 되찾기란 대단히 어려운 일.
김정혁의 또다른 핸디캡은 30줄에 접어든 나이와 1@74의 키.
차범근 감독이 `큰 체격과 젊은 나이'를 새 대표팀의 색깔로 내세운 것을 감안하면 그는 일단 `서류전형'부터가 불합격이다.
김정혁이 이같은 금기를 깨트린 것은 그만한 매력을 갖췄기 때문이다.
100m를 11초대에 뛰는 빠른 발과 게임을 풀어나가는 능력이 바로 그것이다.
하지만 그의 재기를 가능케 한 최대 요인은 초인적인 노력이다.
허정무 감독（전남）의 냉혹한 조련을 받아 다시 대표선수로 거듭난 김정혁은 이름만 `대표 출신'이었지 실제는 새내기 대표와 다름 없었다.
김정혁이 올림픽때부터 이기형이 굳건히 지켜온 오른쪽 윙백의 새주인이 될 가능성이 점점 커지고 있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김동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