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사랑방] 나래 윌리포드 '천사' 변신
기사입력 1998년 02월 16일 15시 15분
◇…프로농구가 마지막 5차 라운드에 접어들고 있지만 중위권 다툼이 워낙 치열해 6강 플레이오프 진출팀을 점치기가 여간 힘든 게 아닙니다.
특히 지난주 초까지 8연승을 거둔 신생팀 LG가 공동 2위까지 오른데다 막내 SK도 SBS와 동양을 연파하는 등 아우들의 돌풍이 이같은 안개정국의 앞날을 더욱 예측하기 어렵게 하고 있습니다.
◇…LG의 반란도 매서웠지만 SK의 늦바람도 만만찮았습니다.
일찌감치 최하위가 확정됐던 SK는 그동안 다른 팀들의 승수쌓기 제물에 불과했는데 시즌 막판에 선전을 거듭하며 갈길이 먼 팀들의 발목을 붙들고 있는 것이지요.
SK는 지난 12일 SBS를 98대88로 격파한데 이어 14일에는 플레이오프 커트라인에 걸린 동양을 연장 접전끝에 107대106으로 꺾는 파란을 연출했습니다.
1승이 절박한 이들 팀으로서는 뼈아픈 일격을 맞은 셈이지요.
이 때문인지 요즘 일부 감독들은 경기에 앞서 SK 안준호 감독에게 "잘 봐달라"며 `미소작전'을 펼쳐 안감독은 그저 흐뭇한 표정입니다.
◇…8연승을 구가하며 잘 나가던 LG가 지난 13일 원주에서 벌인 나래전서 거친 매너 때문에 구설수에 올랐지요.
◇…LG의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이 나래전서 보인 매너는 신생팀답지 못했다는 지적입니다.
특히 버나드 블런트는 외국인 선수들 사이에서도 상종못할 `괴짜'로 찍혀있더군요.
용병들은 라이벌 팀이라도 서로 거친 플레이는 삼가는 게 보통인데 블런트는 평소 물불 안가리는 비상식적인 플레이로 동료들 사이에서도 원성이 높습니다.
지난 13일 나래전서 블런트는 제이슨 윌리포드가 자유투를 던지려하자 욕설을 퍼붓고 삿대질까지 서슴지 않더군요.
이날 블런트는 나래 선수들을 2차례나 팔꿈치로 때려 파울을 지적받는 등 악명을 유감없이 떨쳤습니다.
◇…반면 나래의 용병 센터 윌리포드는 최근 `천사'로 변신해 눈길을 끕니다.
올시즌서 윌리포드는 심판판정에 거친 항의로 맞서 `코트의 난폭자'라는 오명까지 얻었는데 11일 현대전, 13일 LG전에 이어 15일 대우전서 개과천선한 모습을 보인 것이지요.
심판판정에 대한 어필도 사라졌을 뿐만 아니라 파울을 지적받으면 어김없이 이를 인정하는 등 예전과는 확연히 달라진 겁니다.
알고보니 윌리포드의 변신은 나래 최명룡 감독의 `협박'이 한몫했더군요.
최감독은 "계속 거친 행동을 보일 경우 다음시즌 재계약은 없을 뿐더러 올시즌 남은 경기에도 출전시키지 않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던 겁니다.
윌리포드는 최감독의 협박성 발언에 깨끗한 플레이를 보이겠다며 약속하고 이를 실천에 옮기는 중이랍니다.
◇…징계중인 감독과 대전 충무체육관 선수대기실의 악연은 참 질긴 것 같습니다.
올시즌서 감독들이 출전정지처분을 받은 사례는 3차례였는데 징계를 받은 곳이 공교롭게도 모두 충무체육관의 선수대기실입니다.
13일 나래전서 경기종료 이전에 선수들을 퇴장시켜 15일 현대전에 벤치에 앉지 못한 LG 이충희 감독은 현대 신선우, 나산 황유하 감독의 바통을 이어받아 같은 장소에 갇히는 신세가 된겁니다.
이처럼 충무체육관 선수대기실이 징계를 당한 감독들의 `감옥'이 되자 체육관 관계자들은 "감독들의 `원격지시'를 위해 아예 무전기를 설치해놓자"는 농담까지 주고받더군요.
◇…참, 여자프로농구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습니까.
◇…당초 오는 23일 출범 예정이었으나 다시 7월로 연기돼 여자프로농구는 사실상 어렵다고 봐야할 것 같습니다.
지난 11일 농구대잔치 3회 우승팀 SK증권이 기습적으로 해체를 선언한데 이어 16일 광주에서 창단식을 가질 예정이었던 신세계 여자농구단도 창단을 무기한 연기한 상태지요.
특히 SK증권의 해체발표는 WKBL（한국여자프로농구연맹） 출범에 찬물을 끼얹은 `폭거'였다는 게 농구인들의 한결같은 여론입니다.
농구인들은 "여자농구가 고사위기에 놓여있지만 농구협회는 아무런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며 협회의 무사안일한 행정에도 실망한 눈치입니다.
[정리＝류성옥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