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아킬레스건 내게 맡겨라'

기사입력 1998년 02월 15일 15시 16분



【히라쓰카（일본）＝본사 국제전화】 "어떤 자리라도 좋다. 대표팀의 아킬레스건은 내게 맡겨라."

`월드스타' 홍명보（洪明甫．29．일본 벨마레 히라쓰카）가 `백의종군'을 선언했다.

월드컵 3회 연속 출전의 화려한 이력과 대스타로서의 이름값을 지워버리고 `월드컵 16강'을 위한 한알의 `밀알'이 되겠다는 다짐이다.

미국 LA서 한달간 개인훈련을 마치고 지난 7일부터 팀훈련에 합류한 홍명보는 98다이너스티컵 국제축구대회（3월1∼8일）를 위해 오는 25일 일본에 도착하는 한국 대표팀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대표팀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몹시 궁금하다. 대회 개막까지 3∼4일밖에 시간이 없지만 후배들과 최대한 빨리 호흡을 맞추도록 노력하겠다."

홍명보는 지난 13일 요코하마 구장을 처음 찾았다. 요코하마구장은 다음달 1일 한국－일본의 다이너스티컵 개막전 장소이자 2002월드컵 주경기장 후보지의 하나.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잘 정비된 8만5천석의 스탠드와 비단결같은 잔디…. 부럽기도 했지만 그럴수록 경기만은 이겨야겠다는 오기가 생겼다."

홍명보가 이처럼 투지를 불태우고 있는 것은 한－일전이 요코하마구장의 개장기념 경기라는 점 외에도 양국의 `월드컵 16강' 가능성을 견줘볼 수 있는 기회라는 판단에서다.

무엇보다 그에겐 자신감이 있다. 나이는 이제 30줄에 들어섰지만 체력이나 기량은 94미국월드컵 때보다 오히려 낫다고 스스로 자부한다.

홍명보가 다이너스티컵, 나아가 월드컵 본선에서 어떤 포지션을 맡을지는 유동적이다.

원래 포지션은 최후방 수비수（스위퍼）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수비형 미드필더, 또는 공격형 미드필더로 나서게될 가능성도 있다.

홍명보는 "나도 탈락할 수 있다는 각오로 뛰겠다. 이제는 정말 긴장을 늦출 시간이 없다."

`월드컵 베테랑' 홍명보의 각오가 비장하다.

[김동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