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상훈씨] 현역 육군대위가 사이버소설 펴냈다
기사입력 1998년 02월 15일 15시 16분
현역 육군대위가 소설집을 펴내 화제다.
육군 모부대 소속 조상훈 대위(27)가 내놓은 사이버소설 `ID B612_접속을 꿈꾸는 자'(전2권．황금연못 간)가 그것.
"첫 소설이죠. 병영생활 틈틈이 쓴 원고입니다."
지난해말 원고뭉치를 들고 출판사를 찾았다. 출판사측은 처음 원고를 심드렁하게 보았다.
그러나 원고를 돌려읽은 직원들은 깜짝 놀랐다. 치밀한 구성과 매끄러운 문체, 게다가 박진감과 스릴 등 대중소설의 매력을 가득 담고 있었던 것이다. 주인공들의 사랑과 우수 또한 여직원들의 심금을 울리기에 충분했다.
소설은 컴퓨터문명에 대한 경고, 그리고 사랑을 주제로 하고 있다.
주인공 이하섭은 해킹을 위해 케이넷2000이라는 네트워크에 접속하던중 우연히 비밀의 방 카멜롯에 도달한다. 카멜롯은 정보를 통해 국가권력을 장악하려는 집단이 비밀리에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만들어놓은 가상공간.
이 집단은 자신들의 공간에 침투한 이하섭을 죽이려 추적하고, 이하섭은 베트남으로 탈출한다.
한편 이하섭의 애인이었던 신정혜기자는 해킹에 관한 기사를 취재하느라 케이넷2000의 국장 ZM과 함께 한 해커를 추적하던중 이하섭이 연루돼있음을 알게 된다. ZM은 탐욕스러운 인간을 청소하고 이상세계를 구현한다는 망상을 품고사는 살인자.
신정혜는 이하섭을 찾아 베트남으로 향하고, ZM 역시 이하섭을 해치우기 위해 베트남행 비행기를 탄다.
이하섭은 신정혜에게 사랑을 고백하는 유언장을 남기고 마침내 케이넷2000 본사에 잠입, 죽음의 게임을 벌인다는 게 스토리.
"이하섭의 모델은 저예요. 신정혜기자의 모델은 제가 짝사랑했던 여자죠. 현실에서 조상훈과 그 여자는 어긋났지만, 소설에서는 그렇지 않아요. 제 맘이죠 뭐."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괴로워하다 장기복무 신청까지 했다고 스스럼없이 말하는 그는 앞으로 10년간 쓸 책의 구상을 끝내놓은 상태란다.
[이승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