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강남에서 금괴 무더기 출현
기사입력 1998년 02월 14일 01시 50분
강병원 기자
서울 강남에서 그토록 고대하던 금광(金鑛)이 터졌다.
다단계판매회사인 SMK코리아종합유통이 13일 국민은행과 공동으로 실시한 금모으기 운동에 강남지역에서만 1㎏짜리 금괴 95개가 무더기로 쏟아져 나왔다.
이날 `세상에 나온' 금붙이는 무려 20만돈쭝(시가 116억원 상당).
금반지, 금비녀외에 금송아지, 금돼지, 행운의 열쇠 등도 수백개가 쏟아져 나왔다.
이날 행사에 참여한 사람은 3천여명.
회원외에 일반인 참가자도 적지 않아 행사 마감시간인 오후 6시까지 행렬이 길게 늘어서는 진풍경을 연출했다.
특히 이 회사의 회원인 탤런트 백인철씨가 금골프공과 금목걸이 등 40돈쭝을 기탁해 눈길을 끌었다.
SMK측은 강남구 대치동 본사 외에 전국 110개 지사(교육장)에서 수집된 금붙이를 한데 모을 경우 그 양은 엄청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번 행사에서 가장 많은 금을 기탁한 사람은 부동산임대업을 하는 최모씨(56．서울 서초구 방배동).
그는 신분 노출을 피하기 위해 행사가 시작하기 전에 1㎏짜리 금괴 11개를 가방에 담아와 기탁하고 돌아갔다.
그는 평소 돈이 생기는 대로 금괴를 수집했으며 이를 아들과 딸의 유산으로 물려주기 위해 집에 보관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또 박모씨(62．강남구 논현동)는 007가방에서 1㎏짜리 금괴 10개를 꺼내 창구에 내밀었다.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그는 회사가 어려울 때 비상자금으로 쓰기 위해 금을 모아왔는데 평소 은행 사설금고에 보관했었다는 것.
SMK코리아측이 금모으기 운동을 준비한 것은 이달초.
나라 경제 살리기 4대 실천운동으로 금모으기 운동, 승용차 홀짝수 운행, 국산품보급 운동, 해외여행 줄이기 운동 등의 캠페인을 벌인 뒤 이날 금모으기 공식 접수를 한 것이다.
주최측은 이날 하루동안 행사를 펼칠 계획이었으나 회원들의 호응이 예상밖으로 좋자 이달 말까지 연장해 실시할 예정이다.
이 회사의 유승철차장은 "그동안 금 모으기 운동에 소극적이라고 지탄을 받았던 강남 지역에서 금괴 등 금붙이가 쏟아져 나와 깜짝 놀랐다"며 "이번 운동을 계기로 강남의 부유층 장롱속에 숨어있는 금괴가 쏟아져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