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사회] '농림부로 이관' 국회통과-체육계 반발 장벽
기사입력 1998년 02월 13일 15시 05분
마사회가 과연 농림부로 이관될까.
새정부의 집권일이 다가옴에 따라 김대중 당선자의 공약이었고 정부인수위원회의 정부조직 개편안에 포함된 마사회의 농림부 이관이 원만하게 이뤄질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마사회의 이관 과정에는 국회 통과와 체육계의 반발 등 험산준령이 가로막고 있기 때문이다.
마사회가 과거 농수산부 산하에서 체육청소년부로 이관되는데도 이같은 장벽을 넘느라 무려 8년이란 세월이 걸렸다.
또 국회 통과가 불가능해 `깜짝쇼'까지 벌였던 점을 상기할때 이관이 그리 쉬운 일이 아니라는게 경마계 주변의 얘기다.
체청부가 마사회 이관을 추진한 것은 당시 뚝섬에 있던 마사회가 지금의 과천경마장 자리에 86아시안게임과 88올림픽 승마경기장 및 경마장을 건설하던 지난 84년 3월부터다.
체청부는 이 문제를 대통령 업무보고에 세차례나 포함, 재가를 받아냈으나 농수산부와 농민단체들의 결사적인 반대로 번번이 뜻을 이루지 못했다. 그뒤 90년 4월 노태우 대통령의 지시로 이관이 활발히 추진돼 9월 정기국회에 상정됐으나 이 역시 불가능했다.
소관부처 이관은 우선 국회 상임위원회를 통과해야 하는데 농수산위의 야당의원들은 물론 여당의원들의 대부분이 농수산부편을 들었던 것이다.
체청부는 전략을 수정, 이관문제를 정부조직법 개정안에 포함시켜 상임위원회를 행정위원회로 바꿔 통과시키는 깜짝쇼를 연출했다.
그러나 농민단체들이 일제히 반발하고 나서 농민 시위가 연일 계속돼 국회 본회의 통과가 어렵게 됐다.
이에 따라 `개정안은 통과시키되 여론을 수렴키 위해 이관은 1년간 유예한다'는 조건으로 그해 12월 국회 본회의를 통과, 92년 1월에야 체청부로 이관됐던 것이다.
당시 체청부에서 이 업무를 담당했던 관계자는 "국회의원이든, 공무원이든 자신의 업무영역이 줄어드는데 찬성할 사람은 아무도 없더라"며 "대통령 지시사항인데도 여당의원들마저 반대하는데야 온갖 수단과 방법을 동원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따라서 마사회의 농림부 이관에는 `황금알을 낳는 거대 공룡' 마사회를 뺏기지 않으려는 체청부와 국회 상임위, 체육계의 거센 반발이 뒤따를게 뻔하다.
같은 수법으로 반대의 벽을 두번 넘을 수는 없기에 새정부는 새로운 수단을 찾아야 한다는게 정가 주변의 얘기다.
하지만 마사회는 `시어머니'가 바뀌는 문제에 대해 유구무언이다. 자칫 입을 잘못 놀리는 날엔 시집살이가 고달파지기 때문이다.
[이규승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