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로비안나이트] 도서관 바닥에 샤프심 쏟은 까닭?
기사입력 1998년 02월 13일 15시 05분
초호화 `비밀 아방궁'에 갔던 사람들이 일반 룸살롱으로 1단계 하향 조정을 했고, 룸살롱을 이용했던 사람들은 단란주점으로, 단란주점 고객들은 호프집으로, 호프집을 갈 수 있었던 고객들은 포장마차로, 그나마 포장마차라도 갈 수 있었던 흑싸리띠들은 아예 집에서 소주병을 불고 있다지.
요즘 우리 주위의 모습이다.
그런데 소주병마저도 더이상 불 여력이 없는 이 땅의 흑싸리쭉정들은 어디로 가는가.
시간은 넘치지 돈은 없지… 팔자(?)에 없는 도서실에 가서 시간을 땜빵하는 것이다.
요즘 도서실에 학생도 아니고 그렇다고 평범한 민간인(?)도 아닌 정체불명의 사람들이 성시를 이루고 있단다.
도서실에서 책읽기 대신 다른 일로 시간을 죽이는 사람들의 유형을 지난회에 연구+분석+고찰했는바 그 중 `두더지형'이 재밌다고 했것다∼.
두더지들은 책상 아래를 파고드는 치들인데, 그냥 기어 들어가기 뭐하니까 뭔가를 떨어뜨린 후 그 걸 찾는 척하며 미니스커트 입은 아가씨들의 다리털 수를 세기에 여념이 없다.
그런데 뭘 어떻게 떨어뜨리느냐로 그의 전직이나 학력을 대강, 아니 정확히 짐작할 수 있다.
1. 저학력자로 주로 생산직에 있었던 순진한 사람→샤프펜슬을 떨어뜨린다. (소리가 나고 샤프심이 부러져 성공률은 낮고 자기만 손해를 본다)
2. 중하학력자로 생산직 조장이나 반장급→볼펜 심을 안으로 끈 뒤 떨어뜨린다. (볼펜이 바닥에 떨어지는 소리가 나는 흠이 있지만 샤프연필 보다는 진일보한 방식)
3. 중중학력자로 인사과 관리과 등에서 만년 말단행정직이었던….→지우개를 떨어뜨린다. (소리가 나지 않는 것에 착안한 것은 놀라우나 그 지우개가 튀어서 미니스커트 아닌 고약한 냄새나는 등산화에 작업복 바지 쪽으로 가는 불상사가 있다)
4. 중상학력자로 중간관리직에 있었던 사람→샤프연필에서 심만 빼어내 떨어뜨린다. (소리도 나지 않고 집기가 불편해 미니스커트 아래서 제법 많은 시간을 머무를 수 있다)
5. 고학력자로 연구소 등에 있었던 사람→샤프심 한통을 바닥에 쏟아 붓는다. (적어도 30분은 버틴다…. 헤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