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를위하여] 반도체 둘러싼 한-일 숨막히는 전쟁
기사입력 1998년 02월 13일 15시 05분
`우연의 일치인가'.
삼성 LG 등 반도체 제조회사의 연구원들이 파렴치한 산업스파이가 되어 64메가D램 설계도면 등 첨단기술을 외국기업에 팔아넘기는 사건이 엊그제 일어나더니, 이를 미리 예언이라도 한 듯한 소설이 발간돼 눈길을 끌고 있다.
김병년씨(37)가 펴낸 장편소설 `국가를 위하여'(태일출판사．전2권)는 256KD램 설계도면 도난을 둘러싼 한－일 양국의 `전쟁'을 숨가쁘게 그려낸 작품이다.
일본은 한국의 반도체기술이 나날이 발전하자, 이를 저지하기 위해 치밀한 계획을 세운다.
특히 일본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어떤 짓도 서슴지 않는 조직 천조회는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한국의 반도체 연구를 무산시키려고 한다.
천조회는 마침내 한국의 제일반도체연구소를 습격, 연구소에 천조회 조직원을 침투시켜 256KD램 설계도면을 훔쳐낸다.
이 사건을 맡은 목경감은 공교롭게 박정희 대통령의 지시로 반도체개발에 혼신의 힘을 쏟다 의문의 죽음 당한 강원욱 박사의 양아들.
마침 강원욱 박사의 친아들 강규화도 미국에서 돌아와 제일연구소의 핵심연구원으로 활동하게 된다.
형제는 연구소의 침투조직의 정체를 밝히려 애쓴다.
강규화는 마침내 256KD램 개발에 성공한다.
불안을 느낀 일본은 반도체 1위 국가의 명성을 지키기 위해 한국에 천조회 하부조직인 성조회를 건설한다. 성조회는 세력가들을 배출하여 한국사회 곳곳에 침투시킨다.
초조감을 느낀 성조회는 살인까지 저지르면서 반도체 개발을 저지하려 한다. 하지만 한국은 마침내 64메가D램(이번 국내 연구원들이 훔쳐냈던 것과 동일)과 256KD램 1기가디램을 개발, 세계적인 반도체 국가로 우뚝 선다.
소설에 등장하는 연구원들은 `국가를 위하여' 봉사한다는 의식이 투철한 애국자들이다. 우리기술을 외국에 팔아먹으려던 사건의 주인공들과는 달라도 너무 다르다.
남성독자들이 반가워할만큼 스토리 전개가 빠르고 통쾌하다. 작가의 반도체에 관한 전문지식도 신뢰를 더해준다.
[이승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