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SK, SBS 격파. 30일만에 V감격
기사입력 1998년 02월 13일 01시 07분
의정부＝류성옥 기자
누가 주인이며, 누가 손님인가.
지난해 2월 프로농구가 출범하면서 일부 농구인들이 우려했던 문제가 바로 용병과 국내선수의 기량차에 따른 불균형.
이같은 현상은 팀당 45게임씩 벌이는 올시즌 정규리그 후반부로 접어들며 더욱 극심해지고 있다.
특히 국내선수의 기량이 떨어지는 것으로 평가받는 청주 SK와 주포 정재근이 올시즌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안양 SBS는 다른 팀들에 비해 용병의존도가 높은 팀들이다.
두팀간의 FILA배 97∼98프로농구 정규리그 4라운드 마지막 대결인 12일 의정부경기 역시 예상했던대로 용병들의 싸움이었다.
하지만 위기관리능력에서 SK 용병들이 한수 위였고 이날 88대98로 패한 SBS는 막내 SK에 올시즌 팀간 상대전적에서 유일하게 1승3패로 밀리는 수모를 당했다.
SK는 전반까지 윤제한이 10득점을 올린 것을 제외하곤 용병 드와이트 마이베트(33득점, 10어시스트, 9리바운드)와 레지 타운젠드(35득점, 8리바운드)가 27득점을 합작했고 SBS도 사정은 비슷했다.
국내선수들은 외곽에서 용병들에게 볼을 찔러주면 그것으로 자기 할 일을 모두 마친 듯 `강건너 불구경'이었고 골밑에서의 리바운드 다툼도 검은 손들만이 부침(浮沈)을 거듭했다.
그나마 전반까지는 홍사붕(17득점) 정재근(13득점) 등 국내선수가 찰스 메이컨(18득점)과 래리 데이비스(20득점)를 거든 SBS가 47_37로 앞서나갔다.
전세가 뒤집힌 것은 3쿼터 종료 2분여를 남기고서였다.
58_67로 뒤지던 SK는 마이베트와 손규완이 연속 8득점을 뽑아낸데 이어 타운젠드가 골밑 득점에 이은 보너스 자유투를 성공시켜 70_69.
SBS의 결정적인 패착은 강정수 감독의 오판에서 비롯됐다.
막판승부를 위해 메이컨과 데이비스를 4쿼터 초반에 쉬게 한 것.
주득점원을 잃은 SBS의 국내선수들은 조타수를 잃은 난파선처럼 뒤뚱거렸고 한번 기운 형세는 다시 바로잡히지 않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