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전력분석] (2)LG
기사입력 1998년 02월 12일 15시 23분
올시즌 LG를 보는 시각은 `우려반, 기대반'이다.
`구원불패' 이상훈이 빠져나간 구멍이 덩그렇게 남아있고, 외국인선수 수입도 한명에 그쳐 상대적으로 손실이 크다.
하지만 8개구단 가운데 여유전력이 가장 풍부한 팀이 바로 LG다.
여기에 한번 불붙으면 걷잡을 수 없이 터지는 `활화산 타선'도 건재하다.
LG의 `허와 실'을 짚어본다.
－한국최고의 왼손투수 이상훈이 팀을 떠났다. 투수진 운영의 전면적인 개편이 불가피하게 됐다. 과연 어느 정도의 투수진 손실이 예상되며 대비책은 무엇일까.
▲일단 이상훈만한 마무리 투수감을 찾기는 불가능한 상태다. 천보성 감독은 고심끝에 외국인 투수 마이클 앤더슨을 스토퍼로 최종 낙점했다. 앤더슨은 145㎞대의 빠른 공에 낙차 큰 커브를 갖고 있어 마무리 투수론 팀내에서 가장 적임자로 꼽힌다.
하지만 소방수가 갖춰야 할 제1조건인 컨트롤이 미지수이고, 국내 프로야구의 스트라이크존에 얼마나 잘 적응하느냐가 성패의 열쇠다. 선발투수진은 작년과 마찬가지로 임선동 최향남 김용수 손 혁 전승남으로 이어진다.
다른팀에 비해 무게가 약간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지만 김기범 차명석 송유석 김동호 등 풍부한 중간계투진이 강점.
－LG는 전통적으로 분위기를 매우 잘 타는 팀이다. 작년에는 천보성 감독의 `신바람 야구'로 톡톡히 재미를 봤는데 올해도 그 추세가 이어질까.
▲천감독은 부임첫해인 작년 선수들에게 믿음과 대화를 통한 자율야구를 추구해 나갔다. 그 결과 선수들의 개성이 그라운드에서 그대로 드러나 `스타군단'으로서의 이미지를 굳혔다.
그러나 단점도 상당히 노출돼 경기가 잘 풀릴 때는 거칠 것이 없지만 연패에 빠져 분위기가 침체돼 있을 땐 팀플레이가 실종되곤 했다. 특히 번트와 같은 기본기에 매우 약한 모습을 보였다. 우승에 도전하기 위해선 조직력 강화가 관건.
－상위타선이 왼손타자 일변도로 구성돼 있다. 이 때문에 상대의 변칙 투수기용에 고전하곤 했는데 해결책은 없는가.
▲올시즌엔 일단 선발투수 예고제가 도입돼 작년과 같이 극심한 곤란을 겪지는 않을 전망이다. 하지만 여전히 중심타선이 왼손타자에 편중돼 있어 왼손투수에 약한 징크스를 완전히 씻기 어려울 듯.
이를 보완하기 위해 오른손 거포인 최동수와 안재만을 중점적으로 다듬고 있지만 실전에서 어느 정도 활약할 지는 불투명하다.
－선발투수 가운데 확실한 15승대 투수가 없다. 장기레이스에서 선발축을 이룰 에이스가 없는 치명적인 약점을 어떻게 커버할 것인가.
▲올시즌 LG 투수진 운영의 핵심은 `물량작전'이다. 5인 선발로테이션을 철저히 지켜나가겠지만 든든한 미들맨들을 충분히 활용해 경기중반 이후엔 투수교체가 빈번히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1, 2번 선발을 다툴 임선동과 최향남의 발전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이 둘이 합쳐 27승 정도만 거둬준다면 상위권 도약을 낙관하고 있다.
－내야수비에서 핫코너인 3루가 취약하다. 특히 허슬플레이의 대명사격이었던 송구홍마저 해태로 트레이드돼 교체멤버가 부족한 실정이다. 대안은 무엇인가.
▲주전 3루수인 신국환의 지난시즌 실책은 18개. 해태 홍현우와 함께 3루수 가운데 가장 많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2년생 안재만을 신국환의 경쟁자로 내세웠다.
안재만은 지난시즌 갑작스런 발목부상으로 도중하차했지만 찬스에 강한 타격으로 깊은 인상을 심어줬다. 유격수 출신답게 수비실력도 수준급. 겨울훈련을 통해 이들 둘의 선의의 경쟁심을 유발해 전력상승을 꾀한다는 복안이다.
[김대호 전동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