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L] 이상민 '팀 승리 우선'
기사입력 1998년 02월 12일 15시 23분
11일 나래와의 경기에서 10득점 14리바운드 11어시스트로 프로농구 통산 6번째 트리플더블을 세운 대전 현대의 `컴퓨터 가드' 이상민（李相敏．26）의 반응은 의외로 담담했다.
아마시절 두차례나 트리플더블을 기록했던 이력이 있어서 일까.
프로농구 팬들은 `트리플더블러'로 문득 기아 강동희를 떠올리지만 국내 원조이자 가장 많은 트리플더블을 세운 선수는 다름아닌 이상민이다.
이상민은 지난 96년 1월26일 95∼96농구대잔치에서 국내 1호를 기록했고 이어 불과 닷새만에 2호를 추가했다.
그리고 프로에 데뷔한 지 꼭 3개월만에 자신의 3번째 트리플더블을 기록했다.
이는 올시즌에만 2개의 트리플더블을 세운 강동희의 기록보다 1개가 더 많다.
사실 이상민은 올시즌 프로에 발을 들여놓으면서 트리플더블을 놓고 강동희와 물밑경쟁을 벌였었다.
그러나 이상민은 지난해 11월8일 시즌 개막전에서 강동희가 토종 1호 트리플더블을 세우자 허탈감에 빠졌다.
게다가 팀내에는 맥도웰과 웹이라는 걸출한 용병이 버티고 있어 이들의 틈바구니에서 이상민이 득점 리바운드 어시스트 등에서 포인트를 쌓는다는 게 여간 힘들지 않았다.
하지만 송곳패스를 자랑하며 포인트가드로서 성실히 게임리딩을 해오던 이상민은 마침내 열매를 따내고 만 것이다.
이상민의 이날 트리플더블은 그가 단지 공격에만 치중했던 게 아니라 수비에서도 완벽한 플레이를 펼친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더욱 빛을 발했다.
나래 최명룡 감독은 "나래의 패인은 이상민의 그물수비에 말려든 것"이라며 "비록 상대팀 선수이긴 하지만 이상민의 이날 활약은 국내 프로농구의 `교과서'였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구동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