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봉] 투수할까? 타자할까?
기사입력 1998년 02월 12일 15시 23분
투수냐 타자냐.
현대가 행복한 고민에 빠져 있다.
13일 상무를 전역, 17일부터 경기도 원당 2군 훈련에 합류 예정인 거물 신인 안희봉（26）의 진로 때문.
투타 양쪽에서 워낙 탁월한 기량을 가진 까닭에 어느 한쪽을 택하기에는 버려야 할 한 쪽이 너무 크게 느껴진다.
코칭 스태프조차 의견이 엇갈린 상황이지만 대세는 타자쪽이 우세하다.
대전고→연세대→현대 피닉스를 거친 안희봉은 지난 93년 국가대표로 발탁, 5년간 대표팀 중심 타자로 세계를 주름 잡았다.
작년 성적은 15경기에서 53타수 20안타（0.377） 9홈런.
1m88, 95㎏의 든든한 하드웨어가 가장 큰 밑천.
대표시절 한솥밥을 먹은 팀내 주포 박재홍조차 "안희봉의 방망이는 공포감을 느낄 정도"라고 한다.
김재박감독은 "타자가 더 어울릴 것같지만 본인 의사를 존중해 줄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타자로만 나설 경우, 1루 자리를 놓고 간판 김경기와 주전 경쟁을 벌여야 하는 것이 부담이다.
투수쪽에 후한 점수를 주는 측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대표적인 주자가 김시진 투수코치.
지난 95년 현대 피닉스 시절 안희봉을 지켜본 김시진 투수코치는 "투수로서 대성할 싹이 보인다"며 상당한 애착을 가져 왔다.
거구에서 뿜어나오는 140㎞대의 직구, 대학 졸업 이후 거의 등판 경험이 없는 싱싱한 어깨가 매력 포인트.
작년 성적은 4경기에서 1승 1패.
안희봉은 "현재로선 타자쪽에 마음이 쏠리긴 하지만 어느 쪽이든 자신있다. 감독님의 의견에 따르겠다"고 말했다.
[김우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