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카스배 천원전] ○백대현 3단●김동면 6단
기사입력 1998년 02월 12일 15시 23분
제5보(42∼53)＝한번 판이 꼬이면 그 흐름을 바로 잡기란 좀처럼 쉽지 않다. 백이 지금 그런 모습이다. 백 42는 흑 43이 뻔하지만 이것 또한 울며 겨자먹기. 백 @의 세를 배경으로 43 씌움이나 `가'의 봉쇄도 생각해볼 수 있으나 아무래도 흑 `나' 꼬부림이 급소로 들어 백으로선 신통치 않은 결과를 낳는다는 국후 결론이다.
그런데 정작 문제의 수는 백 44였다. 이 수 역시 국후 혹평을 받은 수인데 전보 백 @에 못지 않은 방향착오라는 것이다. 꼬인 국면을 보다 냉정, 침착함으로 극복해 보려던 백이건만 그것마저 여의치 않다.
흑 45 어깨짚음에 이어 흑 47 공격이 보기보다 통렬해 백의 행마가 만만치 않게 되었다. 흑 45, 47은 마치 `거미줄'얽기 처럼 허술해 보이지만 백에 주는 압박감은 동앗줄보다 더 강력하게 작용하고 있다.
그렇다면 백 44는 어떻게 두는 것이 최선이었을까. 그 해답이 [참고도 1] 백 1, 3이다. 어쨌든 이렇듯 좌변 쪽을 연결해두는 것이 안전했고 긴 승부로 이끌어 갈 수 있는 무난한 선택이었다.
백 48 역시 고심의 일착이다. 흑 49 밭 전자 가름이 눈에 선하지만 알고도 당할 수밖에 없는 것이 백이 처한 현실이다. 이 수로 [참고도 2] 백 1로 뒤늦게 밀어 붙이는 것은 이젠 때가 늦다.
6까지 흑 ▲가 제역할을 톡톡히 하는 꼴로 다음 흑 A, B가 맞보기로 작용해 흑으로선 꺼릴 게 없는 모습. 그나 저나 53까지 좌상귀 백 한점이 흑의 수중에 떨어졌는데 백으로선 설상가상의 국면이 아닐 수 없다.
[해설．김재구 8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