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로] 경제여파 산행 인기 '길막힌다'
기사입력 1998년 02월 12일 15시 23분
`IMF시대에는 돈 적게 드는 등산이 최고.'
국민적 레포츠 등산이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새삼 각광받고 있다.
서울 관악산 북한산, 대구 팔공산, 광주 무등산 등 대도시 주변 산은 주말이면 수천명의 등산객들이 몰려 등산로에 `교통체증'이 생길 정도.
평일에도 IMF시대 이전보다 2배나 많은 사람들이 산을 찾고 있다.
등산객이 증가하는 이유는 다른 레저활동에 비해 특별한 기술이 필요없고 비용이 적게 들기 때문이다.
북한산 등 서울 도심서 가까운 곳은 도시락을 싸갈 경우 1천∼2천원의 입산료에 버스토큰이나 지하철표만 있어도 맑은 공기와 멋진 풍경을 즐길 수 있다.
그렇다면 근교 당일 산행을 하는데 필요한 최소비용은 과연 얼마일까?
국내 최대의 등산장비점 밀집지역인 동대문시장에서 국산 등산장비의 가격을 조사했다.
등산 전문가들은 이른봄 당일산행(4∼5시간) 필수 장비로 ▲방풍복 ▲등산화 ▲스패츠 ▲모자 ▲장갑 ▲배낭 등 6가지를 꼽았다.
찬바람을 막아주는 나일론 방풍복과, 눈길을 걸어도 물이 새 들어오지 않도록 방수처리가 된 등산화가 각각 3만5천원으로 가장 비싼 장비였다.
배낭은 간단한 색(SACK)형태의 것은 3천5백원, 20ℓ들이 당일 등산용은 9천원.
신발속으로 눈이 들어오는 것을 막아주는 스패츠는 종아리까지 올라오는 것이 5천5백원이었다.
모자는 뒤집어쓰는 털모자(속칭 빵모자)가 9천원, 챙이 달렸으며 귀를 덮을 수도 있는 등산모는 1만5천원에 팔리고 있으며 장갑은 1만원짜리면 훌륭했다.
산행 강도가 좀 센 곳으로 간다면 얼음 위를 걸을때 요긴한 4발 아이젠(1천5백원)과 하산중 날이 저물 경우에 대비한 손전등(1천5백원) 정도가 필요하다.
여기에다 욕심을 약간 더 부려 등산용 스카프(8백원)를 목에 두르면 보온효과뿐 아니라 멋도 있어 일석이조.
일단 장비가 마련되면 교통비, 도시락, 입장료(국립공원일 경우)를 합해도 1만원 안팎이면 산행을 즐길 수 있다는 얘기다.
물통이야 집에 굴러다니는 플라스틱 생수병을 쓰면 되고 양말도 좀 두꺼운 면양말이면 충분하므로 반드시 살 필요는 없다.
★장비를 사려면
동대문시장 등산장비점 합동산악(273－8460)의 신충익씨(55)는 "장비 일습을 한꺼번에 사는 것보다는 필요한 것을 그때그때 사는 것이 돈을 적게 들이는 지름길"이라고 말한다.
등산을 계속 하다보면 장비에 대한 안목도 생기고 자신에게 필요한 물건이 무엇인지를 깨닫게 되는데 미리 한꺼번에 살 경우 필요가 없어지거나 취향에 맞지 않아 버리는 것이 생기기 때문이다.
신씨는 또 "꼭 국산품 구입하라"고 권한다.
어려운 처지의 국내 메이커를 살리는 면도 있지만 국산품의 품질이 상당수준에 올라있기 때문이다.
특히 외국서 수입한 고가의 의류는 극한환경을 극복해야하는 전문산악인 외에는 별로 필요하지 않다는 것이다.
제품의 지퍼와 봉제부분을 꼼꼼히 조사, 불량여부를 확인하는 것은 기본으로 현재 국산품중 자체불량일 경우는 100% 교환할 수 있다.
[송철웅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