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3사] 'TOP 스타를 모셔라'
기사입력 1998년 02월 12일 15시 22분
전에 없던 캐스팅 전쟁이 방송가를 강타하고 있다.
KBS MBC SBS 등 방송 3사는 봄 개편과 맞물려 새로 시작하는 드라마에 톱 클래스 연기자를 출연시키기 위해 예년에 없는 치열한 섭외 경쟁을 벌이고 있다.
올 2∼4월 사이에 시작하는 드라마 수는 줄잡아 11개 정도. 일반적인 개편 시즌에 비해 2∼3배 많은 분량이다.
반면 일정 수준 이상의 시청률을 보장해 주는 주연급 배우는 10여명 안팎이라는 것이 방송 관계자들의 중론.
여기에 "올해부터는 탤런트의 드라마 1회 출연료는 200만원을 넘지 않아야 한다"는 3사간의 합의에 따라 `출연료 얹어주기'도 할 수 없게 돼 PD들의 스타 모시기는 더욱 고달퍼지고 있다.
한 예로 올 3월부터 시작되는 KBS 수목드라마 `야망의 전설'의 경우, 채시라를 캐스팅하기 위해 지난해 늦가을부터 3개월 동안 힘겨운 실랑이를 벌인 끝에 지난달 중순에야 OK 사인을 받았다.
또 4월부터 방영되는 MBC의 주말극 `용서'의 제작진도 KBS의 주말극에 한창 출연하고 있는 이승연에게 일찌감치 접근해 막후 섭외에 열을 올리고 있다.
미니시리즈 `사랑'의 후속작을 준비 중인 김사현 PD는 "같은 방송국 내에서 한 배우에게 두세건의 출연 제의를 해 제작자들끼리 캐스팅 경쟁을 벌이는 경우도 속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제작자들의 힘겨운 캐스팅 경쟁과는 대조적으로 톱스타들은 입맛에 따라 작품을 고르는 여유를 만끽하고 있다.
어차피 출연료를 더 받을 수 없을 바에는 다른 조건들을 유리하게 하자는 게 이들 연기자들의 입장.
이에 따라 연출자나 작가가 누구인지가 작품을 선택하는 가장 중요한 변수로 등장했으며 이 외에도 상대 배역, 방영 시간대, 경쟁 드라마와의 우열 여부 등 세세한 조건들까지 꼼꼼하게 저울질을 하고 있다.
[서태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