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사랑] '클래식예술성에 가요 대중성 담았어요'
기사입력 1998년 02월 12일 15시 22분
가수 전경옥씨(35)가 중견작곡가이건용씨(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와 손잡고 `예술가요'를 표방한 첫 음반 `혼자사랑'(과 레이블)을 발표했다.
`아트팝'과 `클래식' 두 종류로 나온 이 음반에는 이씨가 80년대부터 시인 도종환, 하종오, 최영미씨 등의 시에 곡을 붙여 만든 17곡이 실려있다. 서울대 음대 성악과 출신인 전씨가 80년대 학창시절부터 해온 노래운동의 첫 결실이다.
"클래식이 귀족적인 것이 되어서는 안된다. 모든 음악은 대중과 어우러져야 한다"는 스승 이씨와의 교감을 씨앗으로 한다.
예술가요는 클래식과 대중가요의 경계에 서 있는 장르. 전씨가 국내에서 처음 시도하는 음악형식이다.
`혼자사랑'은 사랑이 주제. 표제곡과 `그대의 이름을'(도종환)등 서정적인 연가가 중심.
`미아리' `당신이었을까?' `슬픈 카페의 노래' 등 80년대 고단한 삶, 혹은 그 때를 회한으로 추억하는 곡도 담겨 있다.
전씨의 발성은 클래식의 벨칸토에서부터 판소리 창법을 넘나든다. 재즈, 대중가요 창법도 구사한다.
"벨칸토 창법은 친근감을 주지 못합니다. 이를 극복하고, 우리 말에 맞는 발성법을 찾기 위해 졸업 후에 우리 전통음악을 배웠죠."
클래식을 전공한 전씨의 음반에 국악 창법이 등장하는 내력이다.
이 음반은 전문 기획, 제작사 없이 독립제작됐다. 후원자 800여명이 음반이 나오기 전에 미리 1천 500여장을 구입, 그 돈으로 제작비를 충당한 것. 국내 첫 선구매 방식 제작이다.
쌍둥이 앨범이라는 것도 이채롭다. `클래식'엔 클래식 기타로 반주하는 작곡가 이씨의 작품을 원형 그대로 싣고, `아트팝'에는 젊은 음악인 마도원, 원일, 김대성씨 등 7명이 편곡한 곡을 수록했다.
가수 송창식, 안치환씨의 노래도 4곡 실려 있다.
[임정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