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내장외] 김성근 감독 '제주도는 희망의 땅'
기사입력 1998년 02월 11일 15시 44분
★…8개구단 사령탑 가운데 스프링캠프 장소로 제주도를 가장 선호한다는 쌍방울 김성근 감독.
그가 풀어놓는 제주도 이야기는 아주 유별나다.
김감독이 제주도와 첫 인연을 맺은 것은 지난 84년 OB 감독 시절. 당시 코치에서 감독으로 승격해 `프로 사령탑'의 첫 발을 내디딘 김감독은 그 해 1월 제주도에서 1개월 가량 동계 훈련캠프를 차렸다.
그 덕인지 OB는 주위의 예상을 깨고 83시즌 5위에서 단숨에 종합 1위（전후기 분할리그）로 점프하는 괴력을 보이며 주위를 놀라게 했다.
OB가 완전히 개조됐다는 말이 심심찮게 나돌 정도였다.
이후 김감독의 `섬 추억'은 늘 따뜻하기만 했다.
팀을 옮길때마다 제주도 겨울을 밑거름으로 값진 결실을 일궈냈던 것.
두번째 팀이었던 태평양（현 현대）을 맡은 지난 89년 김감독은 `제주 특훈'을 통해 꼴찌 팀을 단번에 페넌트레이스 3위로 끌어올렸고 2년뒤인 91년에도 삼성 지휘봉을 잡아 제주도 전훈을 갖다온뒤 팀을 플레이오프에 안착시켰다.
현 쌍방울도 예외가 아니었다.
지난 95년 11월7일부터 12월6일까지 실시된 제주도 스프링캠프 도중 합류한 김감독은 바닥에서 헤매던 쌍방울을 96시즌 3위에 올려놓았다.
그리고 3년뒤, 극심한 경영난에 허덕이는 풍전등화의 팀을 이끌고 다시 제주도를 찾은 김감독의 감회가 남다를 수밖에.
"힘들고 어려울때마다 제주도는 늘 `희망의 땅'처럼 생각되곤 했습니다. 올해에도 제주도와의 인연이 이어져야 할텐데요…"
지그시 눈을 감은채 제주도의 밤바다를 바라보는 김감독의 표정에는 기대와 걱정이 계속 교차하고 있었다.
[제주＝양정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