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과성의 풍속도] (36)로미오와 줄리엣
기사입력 1998년 02월 11일 15시 44분
꼭 그런것은 아니지만,연인들은 대개 부모와 가족이 자신들의 결혼을 반대하면 상대방에게 더욱더 집착하는 경향을 보인다.
실제 심리학자들이 연애중에 있는 사람들을 조사한 결과 부모가 교제를 반대하는 경우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훨씬 애정강도가 큰것으로 나타났다,그 연인들은 몇개월뒤 다시 추적조사해 보았더니 반대와 방핵가 심할수록 애정도 더욱 깊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비극 '로미오와 줄리엣'을 쓴 세익스피어는 현대 심리학자들 이상으로 남녀간의 심리를 잘 간파하고 있었던 것이다.그래서 심라학자들은 부모가 방해할수록 애정이 더욱 깊어지는 현상을 일컬어'로미오와 줄리엣' 효과라 한다.
만일 로미오와 줄리엣이 부모들의 축복 속에 결혼을 했다면 평생 행복하게 살았을까.심리학자들의 대답은 부정적이다.두 연인이 결혼해 살았다면 1년안에 부부싸움을 시작했을 것이고,5년안에 권태를 느꼈을 것이며,10년 뒤에는 서로 바람을 피웠을지도 모른다.
'로미오와 줄리엣 효과'신봉론자에 따르면 세상엔 영원한 사랑도 없고 믿을X도 없는 것이다. 이런 현상은 왜 나타나는 것일까.심리학자들은 반발심리와 인지부조화 때문이라고 설명한다.맹목적인 사랑에 빠지는 사람들은 대체적으로 자신의 가정.자신의 부모들에게 불만을 가진 경우가 많다고 한다.
그들은 가능하면 빨리 가정과 부모로부터 빨리 벗어나려고 노력한다.그 방법 가운데 가장 현실적이고 손쉬운 것은 결혼이다.그래서 이런 가정의 부모가 결혼과 교제를 반대하면 반대할수록 자녀들은 반발하는 것이다.또 인지부조화란 태도와 행동이 일치하지 않을 경우 느끼는 불안과 긴장을 말한다.
이런 경우 사람들은 긴장과 불안을 해소시키려고 태도나 행동 가운데 하나를 바꿔 양자를 일치시키려고 한다.쉽게 말하면 로미오와 줄리엣처럼 집안의 반대에도 무릎쓰고라도 서로 만나려 애쓰는 것이다.로미오와 줄리엣의 비극적인 사랑은 요즘에도 영화나 연극등으로 리바이벌 되어 사람들의 심금을 울려준다.
그러나 그 배후에 숨겨져 있는 심리학자들의 분석은 찬물을 끼얹는 것처럼 냉정하기만 한것은 아니다.지난 8일 울산시 북구 화봉동 화봉교 아래 철길에서 장모씨(29·여)가 포항을 부산으로 가던 1461호 통일호 열차에 치여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경찰은 가족들이 장씨가 사귀던 남자와의 결혼을 심하게 반대해왔다는 말에 따라 자살한 것으로 보고있다.로미오와 줄리엣의 비극을 떠올리게 하는 사고가 아닐 수 없다.[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