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대] 밸런타인데이 초콜릿대신 편지보내기
기사입력 1998년 02월 11일 15시 44분
발렌타인 데이(14일)를 앞두고 신세대 여성들 사이에 `편지' 열풍이 불고 있다.
남자친구에게 전할 IMF시대에 걸맞은 선물을 찾다가 편지에 착안하게 된 것.
게다가 가슴시린 사랑이야기를 다룬 최진실 박신양 주연의 영화 `편지'가 히트를 치면서 발렌타인 데이 선물로 초콜릿 대신 편지를 준비하는 신세대들이 늘고 있다.
그렇다고 한통만 달랑 보내는 게 아니다.
발렌타인 데이를 `D_데이'로 잡고 10∼15통 정도의 편지에 일련번호를 매겨 순차적으로 보낸다.
편지의 매수가 많을수록 상대에 대한 사랑이 지고지순한 것으로 간주된다.
이들은 사랑고백의 극적 효과를 높이기 위해 중간단계까지는 익명의 편지를 띄운다.
첫번째 편지에는 그 남자를 사랑하게 된 계기를, 절반인 5∼7통째 쯤에서는 애틋한 자신의 심경을 알리고 마지막 10∼15통째에서야 비로소 자신의 이름을 밝혀 상대방을 감동시킨다.
평소 짝사랑하며 애만 태웠던 상대에게 불쑥 초콜릿을 내미는 것 보다는 훨씬 정감어린 사랑고백 방법임에 틀림없다.
이문기군(경희대 3년)은 "벌써부터 익명의 러브레터를 3통째 받았다"며 "과연 편지의 주인공이 누굴까하는 설렘으로 이번 발렌타인 데이는 어느해보다 더 기다려진다"고 말했다.
[이보람 명예기자(이화여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