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원] 연기생활 6년만의 '터프' 대변신
기사입력 1998년 02월 11일 15시 44분
"짐승만도 못해!"
이런 말을 듣고도 기분좋은 사람이 있을까?
하지만 이종원의 입가엔 안개같은 미소가 핀다.
최근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KBS 2TV의 미니시리즈 `맨발의 청춘'에서 장영필이 그의 역.
호색한인데다 여차하면 주먹부터 내뻗는 질나쁜 건달이다. 연기자 생활 6년만에 이종원이 이렇게 과격한 역할을 맡긴 처음이다.
스스로도 `마지막 승부', `아이싱'에서 했던 남성적인 역할이 `진도 3'의 지진이라면 이번엔 `진도 7'쯤은 될거라고 말한다.
이종원은 실제로도 터프한 점에 관해서라면 장영필 못지 않다. 땀나는 운동중에선 못하는 게 없다. 취미조차 죄다 위험스런 것 들이다. 스노보드, 스킨스쿠버를 즐기고 지난달엔 카레이서 자격증을 땄다. 태권도 2단에, 연예인 농구팀과 아이스하키팀의 선수다.
`맨발의 청춘' 캐스팅 제의가 왔을때 그는 "바로 이거다"며 소리를 질렀다.
최근 끝낸 두편의 드라마 `예스터데이'와 `짝'에서 너무 부드러운 캐릭터로 비춰져 연기 대변신을 노리고 있던 중이었기 때문이었다.
현재 극중에서 헤어스타일을 올백으로 하고 있는데 뒷머리가 더 자라면 스티븐 시걸처럼 묶어 터프한 이미지를 더욱 강조할 계획.
`맨발의 청춘'은 그의 극중 신분까지 상승시켰다.
`마지막 승부'와 `예스터데이'에선 고아, `아이싱'에선 부모가 이혼하고, `간이역'에선 가난한 철도 부역장의 아들이었다. 건달두목의 아들이긴 하지만 `맨발의 청춘'에선 으리으리한 집에 산다. 수족에 딸린 부하만 해도 수두룩하다.
"맨발의 청춘이 끝나면 잔혹한 킬러 역할을 해보고 싶습니다. 올해는 강한 연기만 하고 싶어요."
연기 대변신을 착착 진행중인 `터프가이' 이종원의 눈빛이 `깡패' 장영필과 조금도 다르지 않다.
[이유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