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작전] 못다 펼친 예술열정 한눈에
기사입력 1998년 02월 11일 15시 44분
사람은 가고 예술만 남았다.
지난해 40을 갓 넘긴 젊은 나이로 타계한 조각가 박희선씨와 화가 강재화씨의 1주기를 맞아 유작전이 모란갤러리(18일∼3월 4일)와 공평아트센타(25일∼3월 3일)에서 1주기를 즈음해 각각 열린다.
선후배와 친구, 유족이 뜻을 모아 화집출판과 전시로 고인의 넋을 기리는 이 작품전은 아직도 창창한 나이에 세상을 하직, 못다 펼친 미술사랑과 예술 역정을 한눈에 보여준다.
박희선씨(1956∼1997)의 유작전은 우성 김종영 기념사업회(회장 백문기)가 주관하고, 서울조각회 모란갤러리 춘천고 미술동문 등이 후원한다.
서울대와 동대학원에서 조소를 전공한 박씨는 역사, 분단, 통일의 문제를 기념비적인 목조작업으로 형상화했다.
조각 `한반도여！' `민들레' `생명－외침' `우금치－씨알' `그해 광주여' 등 100점 남짓한 그의 작품들은 그를 민족주의 의식이 투철한 작가로 자리매김한다.
자연스러운 목재의 질감이 살아있는 그의 작품은 조화와 균제, 현실에 바탕한 주제의식이 잘 융합된 목조각의 독특한 경지를 이룬 것으로 평가받았다.
이런 평가속에 94년엔 제3회 우성 김종영 조각상을 수상했으며, 오는 18일에는 고인에게 가톨릭미술상 조각부문 본상이 주어진다. 정현도 윤영석 정연희 전항섭씨 등 9명이 전시추진위원을 맡았다. (02)737－0057
한편 자신의 화업을 확립해가는 과정에서 급환으로 지난해 3월 타계한 강재화씨(1954∼1997)는 70여점의 작품을 남겼다. 70년대중반 풍경화로 시작,
실내작업과 정물화로 소재의 폭을 넓혀간 그는 90년대 들어 민화 단청 상보 등의 이미지가 보태진 그림을 그렸다. `정' `사랑의 계절' `설화' `추억' 등 그는 꽃, 새의 모습 등 소박한 재료를 간결한 구성과 점잖게 우러나오는 색과 독특한 마티에르로 푸근하고 서정적인 작품세계를 보였다.
김기철 신제남 국승선 우창훈씨 등 14명이 추진위원을 맡았다. (02)733－9512
[이화순 기자]
